환율에 희비 갈린 한·일 車업계…올해 전망은?

입력 2014-01-23 16:01  

[ 최유리 기자 ] 지난해 환율 변동성에 따라 한국과 일본 자동차 업계의 희비가 엇갈린 가운데 올해도 이같은 흐름이 지속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엔화 약세 속도가 둔화되면서 한·일 자동차 브랜드의 실적 격차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23일 현대차는 2013년 연간 경영실적 발표를 통해 지난해 매출액 87조3076억원, 영업이익 8조3155억원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영업이익률은 전년(10.0%) 대비 0.5%포인트 감소한 9.5%로 3년 만에 한 자릿수로 내려앉았다.

글로벌 판매 확대로 매출이 늘었지만 원화 강세가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수익성은 소폭 낮아진 결과다.

도요타자동차가 미국,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순항하면서 실적 고공 행진을 예고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엔저 흐름 덕에 가격 경쟁력을 갖춘 도요타는 지난 1~11월 세계 판매량 909만3000여대를 기록했다. 지난 한 해 판매량은 1000만대에 달해 2년 연속 세계 판매량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점쳐진다.

도요타는 실적 호조에 힘입어 연간(지난해 4월~올3월 회계연도) 영업이익 전망치를 2조2000억엔(약 23조6700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지난 4월 제시했던 것보다 22% 높은 수치다.

그러나 올해는 엔저 흐름이 속도를 늦추면서 양국 자동차 브랜드의 실적 격차도 좁아질 전망이다. 일본이 추가적인 통화 확대 정책을 내놓지 않을 것으로 보이면서 엔화 약세 속도도 주춤해질 것이란 분석이다.

김지형 한양증권 연구원은 "경상수지 적자폭이 확대되면서 일본의 추가적인 금융완화에 제동이 걸릴 것
"이라고 예상했다.

현대차도 그동안 해외 생산을 늘리면서 과거보다 환율 변동성에 대한 실적 민감도를 낮췄다는 평가도 나온다.

장문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터키 등 해외 생산 확대 등을 통해 과거보다 환율 변화에 대한 실적 민감도가 낮아졌다"며 "이에 따라 환율의 방향성보다는 환율 변도의 속도와 지속성이 더 중요한 요소"라고 평가했다.

신차 출시도 현대차의 침체된 분위기를 반전시킬 요소로 꼽힌다. 글로벌 시장에서 신형 제네시스와 쏘나타(LF)를 출시하면서 대기 수요를 흡수할 것이란 설명이다.

한편 현대차는 올해 원·달러 환율의 경우 1060원대, 엔·달러 환율은 107엔 수준의 전망치를 내놨다. 다만 사업계획은 원·달러 환율 1050원을 기준으로 전년 대비 3.6% 증가한 490만대로 잡았다.

한경닷컴 최유리 기자 now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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