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집권여당 프리미엄 상실
(3) 의원 지역구 장악 속셈도
[ 김재후 기자 ]
기초선거 정당 공천 폐지를 놓고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공방이 끊이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23일 양당 원내대표 간 TV토론을 제안했고, 새누리당은 반대했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공천 금지가 위헌인지에 관해 여야가 공동으로 유권해석을 의뢰하자”고 했지만 민주당은 “공천 폐지가 합헌이라는 유권해석을 이미 받았다”고 했다.
새누리당이 지난 대선에서 내걸었던 기초선거 정당 공천 폐지 공약을 뒤집으려는 이유는 뭘까. 표면적인 이유는 폐지시 위헌 소지 및 후보 난립에 따른 부작용을 들고 있다. 김재원 새누리당 전략기획본부장은 “헌법재판소가 광역단체와 기초단체를 차별해서 기초단체에 대해서만 정당공천제를 폐지하는 것은 평등권 위배라며 위헌이라고 명백하게 규정했다”고 강조했다.
정치적 전략도 숨어 있다는 지적이다. 정당공천이 폐지되면 민주당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수도권 지역 선거가 불리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인지도가 높은 현 기초단체장들이 ‘현역 프리미엄’을 누리면서 민주당에 유리한 구도로 선거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010년 지방선거에서 서울·인천·경기 지역의 기초단체장을 민주당이 휩쓸다시피했다. 서울 25개 구청장 중 21개(새누리당 4개), 인천 10개 구청장·군수 중 6개(새누리당 1개), 경기 31개 시장·군수 중 19개(새누리당 10개) 등을 민주당이 가져갔다.
집권 여당의 프리미엄도 사라져 버린다는 것도 한 이유다. 정당 공천이 폐지되면 ‘기호1번’으로 상징되는 여당 프리미엄이 없어지고, 비슷한 성향의 후보들이 난립돼 표가 분산된다는 게 새누리당의 우려다. 이 때문에 광역시도 기초의원 선거 폐지, 오픈프라이머리, 지방선거·국회의원 재ㆍ보궐 원샷 선거, 교육감 러닝메이트 제도 등 이슈를 던지며 ‘공약 번복’ 부담 물타기를 시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현역 국회의원들의 장악력을 잃지 않으려는 분위기도 작용하고 있다. 이 점은 민주당도 마찬가지다. 기초단체장과 기초의회의 정당 공천이 유지되면 해당 지역구 국회의원의 조직 장악력이 높아진다. 새누리당이 대안으로 내놓은 기초단체장 3연임 제한을 2연임으로 축소하려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정치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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