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기마다 '사상 최대' 실적을 이어온 삼성전자가 지난 4분기 고공행진을 멈췄다.
수익창출원(캐시카우) 역할을 한 스마트폰에서 이익이 꺾인데다 특별상여금 지급으로 일회성 비용이 늘어난 탓이다. 디스플레이 부문도 스마트폰 부진 여파를 비껴가지 못하고 이익이 급감했다. 반도체는 D램 값 상승에 힘입은 실적을 부축했다.
삼성전자는 연결기준으로 매출 59조2800억원, 영업이익 8조3100억원을 올렸다고 24일 확정 발표했다.
지난해와 비교했을 대 매출은 5.74%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5.95% 떨어졌다. 전 분기 대비로는 매출 제자리걸음, 영업이익은 18.23% 급락했다. 이로써 지난 3분기 기록한 영업이익 10조원 신화는 한 분기 만에 깨졌다.
연간으로는 매출 228조6900억 원, 영업이익 36.조7900 억 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갤럭시 신화'로 실적을 견인해왔던 IT&모바일(IM) 부문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다. 매출은 33조8900억 원으로 전 분기보다 7% 떨어졌고 영업이익은 5조4700억원으로 18% 뒷걸음질쳤다. 4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은 9500만대로 3분기보다 늘었지만 평균 판매가격이 하락하면서 수익성이 낮아졌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세계 시장에서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평균 판매가격은 지난해 1분기 317달러에서 3분기 272달러까지 내려갔다.
스마트폰이 부진함에 따라 갤럭시폰에 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공급하는 디스플레이(DP) 부문도 반토막났다. 매출은 6조46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20%, 영업이익은 1100억원으로 89% 주저앉았다.
사업 부문 맏형격인 반도체는 D램 가격 상승 덕분에 선방했다. 다만 시장에서 예상했던 영업이익 2조원은 달성하지 못했다. 매출 10조4400억원으로 7% 올랐고, 영업이익은 1조9900억원으로 3% 떨어졌다.
TV를 포함한 소비자가전(CE)은 업황 불황을 고려하면 기대에 부응하는 성적을 거뒀다. 매출 14조 2700억원, 영업이익은 6600억원으로 각각 18%, 88% 증가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해 1분기 IT의 계절적 비수기에 따른 부품과 TV사업 중심 수요 위축 영향으로 실적 개선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지역별, 가격대별 신제품을 통해 시장 공략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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