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패널 부진에 발목 잡힌 삼성전자…올 1분기도 '흐림'

입력 2014-01-24 22:05  

작년 4분기 실적 발표…영업이익 8조원대로 주춤

스마트폰 마케팅 비용 증가, 디스플레이 이익 89% 감소…원화환율 하락도 영향
반도체·TV 호조로 부진 만회
갤럭시S5·월드컵 가전 수요가 올해 실적 시험대 될 듯



[ 이태명/윤정현 기자 ]
삼성전자가 당초 예고대로 부진한 ‘작년 4분기 성적표’를 24일 내놨다. 작년 3분기 10조원을 넘었던 영업이익이 4분기에 8조원대로 쪼그라들었다. 캐시카우(수익창출원)였던 스마트폰 등 모바일 부문 실적이 부진했다. 4분기 뚝 떨어진 환율도 발목을 잡았다. 시장의 관심은 올해 실적 추이에 쏠린다. 당장 올해 1분기에도 큰 폭의 수익성 개선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예상보다 심각한 모바일·패널 부진

작년 연간 기준으로 삼성전자는 매출 228조6900억원, 영업이익 36조7900억원의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2012년보다 매출은 14%, 영업이익은 27%나 늘었다. 영업이익률도 16.1%에 달했다.

하지만 4분기만 놓고 본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4분기 영업이익은 8조310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5.95%, 직전 분기보다 18.2% 수익이 줄었다. 삼성전자는 작년 말 신경영 보너스 8000억원을 일시에 지급한 것에 더해 환율 변동으로 7000억원의 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원·달러 환율이 작년 2~3분기 1100원대 초반에서 4분기엔 1060원대로 하락하면서 원화 환산 이익이 줄었다는 얘기다.

사업부문별로는 명암이 교차했다. 주력 사업부인 IM부문 영업이익이 5조47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8% 감소했다. 김현준 삼성전자 IM부문 전무는 “스마트폰 판매량이 다소 줄었고 갤럭시 기어 등 신제품 출시에 맞춰 마케팅 비용이 크게 늘면서 이익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디스플레이 패널을 담당하는 DS부문은 전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89%(8700억원)나 줄어드는 ‘쇼크’ 수준의 실적을 내놨다. 스마트폰 판매량이 주춤하면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판매량이 감소했고 TV용 대형패널 가격이 하락한 게 주된 원인이다.

스마트폰과 패널 사업의 부진을 만회한 건 반도체와 TV·가전이었다. 반도체는 D램 수요증가와 판매가격 상승 등에 힘입어 1조9900억원의 이익을 냈다. 분기 매출도 2010년 3분기 이후 13분기 만에 10조원대로 올라섰다. TV·가전도 호조세를 보였다. 소비자가전(CE) 부문 영업이익은 66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88% 증가했다.

◆올해 실적은 어떨까

관심은 1분기를 포함한 상반기 실적이다. 작년 4분기 부진이 일시적 현상인지 가늠해볼 수 있어서다.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의 65%를 차지하는 IM부문이 어느정도 수익을 낼 지가 중요하다. 이명진 삼성전자 IR담당 전무는 “TV나 모바일 수요가 줄어드는 비수기인데다 이에 따른 부품 수요 감소, 가격 하락 등을 고려하면 작년 4분기 대비 성장이 어려울 것”이라며 “분기별 실적 흐름은 예년과 비슷한 상저하고(上低下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시장의 전망은 다소 엇갈린다. 이민희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도 작년 4분기와 비슷한 8조원대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며 “고가 스마트폰 판매가 부진한 가운데 3~4월 신제품이 나와야 IM부문의 수익성 회복 여부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영업이익은 마케팅 비용이 줄어드는 점을 감안하면 작년 4분기 대비 11.5%가량 증가한 9조3000억원 정도가 될 것”이라며 “상반기 갤럭시S5 등 신제품 출시로 연간 스마트폰 판매량은 작년보다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경영여건이 불확실하지만 시설투자에 작년과 비슷한 23조8000억원가량을 투입하기로 했다. 사업부문별로는 반도체의 경우 D램 생산량을 늘리는 대신 20나노급 미세공정 라인 전환에 주력하기로 했다. 시스템LSI도 연말께 14나노 라인을 가동하는 등 차세대 제품 비중을 높일 계획이다. IM부문은 1분기 마케팅 비용을 줄여 수익성을 높일 방침이다. 또 연간 스마트폰 판매량이 10% 중반 가량 성장할 것으로 보고 프리미엄 모델과 함께 보급형 중가(中價) 모델을 대거 내놓을 계획이다. 올해 7000만대로 예상되는 중국 LTE 스마트폰 시장도 적극 공략하기로 했다. TV는 월드컵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에 맞춰 초고화질(UHD) TV와 커브드(곡면) TV, 60인치 이상 대형 TV 등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태명/윤정현 기자 chihi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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