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첫 총장추천장 200여개 대학 할당…합격률 높이기 전쟁, 대학들 "이공계·SSAT 우수자 추천하겠다"

입력 2014-01-26 21:14   수정 2014-01-27 19:58

추천 대상은 8월 졸업예정자
학점 3.0·오픽 4~5급 이상 요구



[ 홍선표/박상익 기자 ] 삼성그룹이 지난 24일 전국 200여개 대학에 보낸 ‘총장 추천 할당인원’ 공문에서 추천 대상을 8월 졸업예정자로 통보했다. 삼성은 대학별 추천자의 합격률과 삼성직무적성검사(SSAT), 면접 등의 전형 성적을 근거로 공채 시즌마다 할당인원을 조정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서울지역 한 사립대 관계자는 “다음 공채 시즌에 더 많은 인원을 할당받는 데 전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추천 과정에서 잡음을 없애기 위해 모의 SSAT 성적이 좋은 이공계 학생 위주로 추천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8월 졸업예정자, 학점 3.0 이상’

26일 각 대학에 따르면 삼성은 각 대학 총장들이 추천할 수 있는 학생의 자격을 8월 졸업예정자로 제한했다. 2월 졸업자는 대상에서 제외한 것으로 알려졌다.

4학년 1학기까지 취득 평점은 4.5점 만점 기준에 3.0점 이상(저소득층은 2.5점 이상)을, 오픽(OPIc) 성적은 이공계 4급 이상, 인문계 5급 이상을 각각 요구했다. 오픽은 컴퓨터를 통해 진행하는 영어 말하기 시험으로, 삼성에서 활용하기 시작해 지금은 일부 대기업에서 영어 구사력을 테스트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

삼성은 3월14일 추천을 마감하고 추천자를 대상으로 4월13일 SSAT 시험을 치를 계획이라고 통보했다. 삼성은 일정 기준만 충족하면 누구든지 SSAT 시험을 볼 수 있었던 것을 총장 추천자 5000명과 서류전형 통과자에게만 SSAT 응시 자격을 주는 방식으로 채용제도를 바꿔 올 상반기부터 시행한다.

○‘이공계 모의 SSAT 성적 우수자’

각 대학의 추천 ‘0순위’는 ‘모의 SSAT 성적이 좋은 이공계 학생’이 될 전망이다. 삼성은 공문을 보낸 뒤 이공계 학생 위주로 추천해줄 것을 따로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서울지역 사립대 취업담당 교직원은 “공문을 전달받은 당일 삼성 측으로부터 이공계 학생 중심으로 추천해 달라는 전화를 받았다”고 말했다.

대학 입장에서는 경쟁 대학보다 입사 인원을 늘려야 다음 공채 시즌에 더 많은 추천자를 할당받을 수 있어 모의 SSAT 성적을 주요 추천 기준으로 삼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지역의 한 사립대 경력개발센터 팀장은 “학교 추천 때 졸업예정자 대부분이 지원할 텐데 자격 논란을 없애기 위해서도 모의 SSAT 성적대로 추천할 것이라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말했다.

○대책 마련 분주한 대학들

한 사립대 취업지원센터 팀장은 “취업담당자 사이에서 90명 이상은 1부 리그, 30~89명은 2부 리그, 30명 미만은 3부 리그라는 얘기가 나돈다”며 “삼성의 총장 추천제가 대학 서열화와 ‘서류전형 아웃소싱’ SSAT 사교육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삼성 관계자는 추천 인원이 특정 지역과 대학에 쏠렸다는 지적에 “휴대폰·반도체·기계공학 등 삼성이 필요로 하는 이공계 인력 졸업자 수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삼성그룹에 입사한 대학별 졸업자의 수가 할당 인원 산정 때 반영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각 대학의 본부는 이공계 단과대학에 삼성 취업자를 늘리라는 압력을 높이고 있다. 추천을 취업으로 연결하기 위한 프로그램도 속속 도입하고 있다.

성균관대는 이틀 과정이던 직무역량 교육을 6일로 늘렸고, 한국외대는 방학 기간 시행하는 자기소개서 교육을 두 차례에서 여섯 차례로 확대했다. 중앙대는 장기적으로 기계공학 전자 컴퓨터공학 등 이공계 정원을 확대해 삼성 취업을 늘린다는 방침을 세웠다.

홍선표/박상익 기자 rick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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