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해성 섬유소 '베타-글루칸'
하루 3g씩 먹으면 좋아
[ 이준혁 기자 ] 오트라고도 불리는 ‘귀리’가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출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각종 임상시험 및 의학 전문가들에 따르면 콜레스테롤 수치 감소는 곧 심장질환 발병률 감소로 이어진다. 귀리의 ‘겨’는 콜레스테롤의 감소뿐만 아니라 혈중 포도당 수치 감소 및 위장의 전반적인 건강 증진에 기여한다.
귀리는 세 겹으로 이뤄진 통곡으로, 안쪽 층인 싹에는 다량의 영양소가, 중간층인 배젖에는 탄수화물이, 그리고 바깥층인 겨에는 섬유질이 함유돼 있다. 겨에 포함된 섬유소 중 약 50%는 용해성 섬유소인 베타-글루칸이 핵심 성분이다.
경북대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한국 사람들은 식이섬유를 충분히 섭취하지 않는데, 귀리에 포함된 용해성 섬유소는 성인은 물론 어린이도 충분한 양의 식이섬유를 섭취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건강한 식생활에 관심이 많다면 베타-글루칸이 20% 이상 함유된 귀리의 겨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다량 함유된 베타-글루칸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심장 질환의 발병 위험 역시 줄여준다. 또한 ‘나쁜’ 콜레스테롤로 알려진 LDL-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데도 효과가 뛰어나다.
◆미 식약국 및 유럽 식품안전청 승인
귀리와 친숙한 서양에서는 이미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 식품안전청(EFSA)이 심장 건강과 관련된 귀리의 효능을 인정했다. 영양학적 효능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용해성 섬유소인 베타-글루칸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야 한다. FDA는 콜레스테롤 수치 개선과 심장 건강 증진을 위해 베타-글루칸을 한 끼 식사에 최소 0.75g씩 하루 3g 먹을 것을 권장하고 있다.
유럽 식품안전청의 경우에 하루 3g의 귀리 베타-글루칸을 제공하는 식품에 대해서 “귀리의 베타-글루칸은 혈중 콜레스테롤을 저하하는 효과가 있으며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 감소는 심장질환의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문구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아직 인지도 낮아
귀리는 보리, 현미에 비해 한국에서 인지도가 낮은 편이다. 이 때문에 각종 생활습관병에 대한 발생 비중도 커지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국내 과콜레스테롤혈증 발생률은 증가 추세며 30대 이상 한국인의 과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은 2008년 10.9%에서 2012년 14.5%로 증가했다.
특히 한국인 3명 중 1명이 비만이며, 4명 중 1명은 고혈압을, 그리고 10명 중 1명은 당뇨 증세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는 등 생활습관병이 심각한 수준이다. 연령별로 보면 30대 남성과 20대 여성이 건강한 생활습관을 영위하는 비율이 낮았다. 이 때문에 의료 전문가들은 심장 건강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에게 귀리가 매우 좋은 식품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습하고 서늘한 기후 ‘최적 조건’
귀리는 습하고 서늘한 기후에서 잘 자란다. 북유럽과 스칸디나비아의 경우 귀리가 자라기에 이상적인 환경을 갖추고 있다. 곡물이 자라는 시기에 많은 비가 오는 반면 수확기에는 일조량이 많은 기후로 인해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귀리는 높은 품질을 자랑한다. 한 생활의학 전문의는 “식단에 귀리 겨와 베타-글루칸을 포함시키는 것은 심장 건강을 손쉽게 지킬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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