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인생] 척추관협착증, 척추에 풍선 넣어 신경압박 해소…막힌 혈류까지 해결

입력 2014-01-28 06:58   수정 2014-01-28 15:34

[ 이준혁 기자 ]
척추질환으로 진료를 받는 환자 중에는 이미 여러 차례 병원을 들락날락한 경우도 많다. 통증을 견디다 못해 이미 수술을 받았지만 증상이 지속되거나 질환 자체가 재발한 환자가 많은 탓이다. 강서구 방화동에 사는 윤모씨(64)도 그런 케이스다. 윤씨는 지난해 척추관협착증으로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수술 뒤 6개월이 채 되지 않아 허리와 다리에 통증이 와 다시 병원을 찾을 수밖에 없었다.

세바른병원의 진단 결과 윤씨의 통증은 수술받은 부위 주변에 추가적으로 협착이 생긴 탓이었다. 통증은 수술을 받기 전보다 더 강했고 부담스러운 수술을 다시 해야 한다는 생각에 절망감도 컸다. 하지만 전문의를 통해 윤씨는 추가적으로 수술받을 필요 없이 비수술 치료로 통증을 잡을 수 있다는 조언을 들었다. 다음날 윤씨는 척추협착 풍선확장술을 간단히 시술받은 뒤 눈에 띄게 통증이 사라진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윤씨는 “다시 수술을 해야 할까 봐 걱정이 많았는데 다행히 시술로도 통증을 없앨 수 있어 크게 만족한다”고 말했다.

허리 펴면 아프고 엉치 통증 있으면 척추관협착증

척추관협착증은 엄연히 허리디스크와 다른 질환이다. 허리 통증이 주된 증상이지만 발병 원인도 다르고 세부적 증상에서도 차이가 있다. 허리디스크는 발병 원인이 다양하지만 보통 노화로 인한 디스크의 퇴행성 변화가 원인인 경우가 많고 허리에 부담을 주는 자세나 교통사고 같은 물리적 충격도 디스크(추간판)의 탈출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40~50대 이상의 중장년층과 20~30대 젊은 층 모두에게서 찾아볼 수 있다. 척추관협착증은 노화 자체가 원인인 경우가 많다.

신명주 세바른병원 강서점 대표원장은 척추관협착증의 원인에 대해 “나이가 들면서 디스크가 약해져 허리가 불안정해지는데 이때 몸이 스스로 안정화 과정을 유도하는 중에 가시뼈가 자라나거나 인대가 두꺼워져 신경이 압박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주로 40대에 처음 발병하고 50~60대에 발병률이 높다.

세부 증상을 보면 허리디스크는 허리를 숙이거나 앉아 있을 때 아픈 데 반해 척추관협착증은 허리를 펼 때 통증이 심해지고 숙이면 오히려 편해진다. 허리디스크는 허리와 다리가 함께 아프지만 척추관협착증은 허리보다 엉치, 다리, 발 쪽의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다.

또 허리디스크 환자는 누워서 두 다리를 올리는 것을 힘들어 하지만 척추관협착증 환자는 큰 무리 없이 해낼 수 있다.

문병진 세바른병원 강서점 대표원장은 “허리 통증보다 엉치나 다리 쪽에 찌르는 듯한 통증이 더 심하고 환자의 연령이 60대 이상이라면 척추관협착증일 가능성이 더 높다”고 말했다.

수술 부담 없이 척추 통증 완화

이미 척추 수술을 경험한 환자들은 통증이 재발하면 더욱 낙심하게 된다. 불가피하게 전신마취를 하고 피부를 절개하는 수술을 다시 받아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 자체가 큰 부담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걱정은 기우일 수 있다는 것이 세바른병원 의료진의 설명이

신 원장은 “척추 수술 후 통증을 겪는 환자들이 오히려 병원을 찾는 것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최근에는 수술 없이도 가느다란 카테터(관)를 이용하는 간단한 시술로 통증을 완화시킬 수 있으므로 최대한 빨리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시술이 바로 척추협착 풍선확장술이다. 척추협착 풍선확장술은 협착이 일어난 척추 부위에 풍선이 내장돼 있는 카테터를 삽입한 뒤 풍선을 부풀려 공간을 확보하는 시술이다. 서울아산병원이 지난해 개발했으며 현재 세바른병원 강서점과 강남점에서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문 원장은 “물리적으로 공간을 만들고 협착 부위를 떨어뜨리기 때문에 신경 압박을 효과적으로 해소하는 것은 물론 혈류 장애를 원천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장점을 설명했다.

피부 절개 없이 간편하게 시술

척추협착 풍선확장술은 치료 효과가 뛰어날 뿐만 아니라 시술 방법에서도 간편함을 자랑한다. 가느다란 카테터를 삽입하는 방식으로 시술이 이뤄지기 때문에 수술처럼 피부를 절개할 필요가 없다. 따라서 출혈이나 흉터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또한 국소 마취로 충분히 진행이 가능하므로 고혈압이나 당뇨 같은 전신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에도 부담 없이 시술받을 수 있다. 척추관협착증, 허리디스크 등의 척추질환 환자들은 60대 이상의 고령인 경우가 많은데, 이 때문에 마취에 대한 부담을 갖고 있다면 척추협착 풍선확장술과 같은 비수술 치료를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좋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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