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는 28일 지난 4분기 매출액이 62억1400만원을 기록해 전년동기 대비 변동이 없었다고 발표했다. 다만 영업손실은 1493억6800만원으로 적자 전환했고, 당기순손실도 3006억5200만원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 2009년 4분기 이후 두 번째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어닝 쇼크'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KT 측은 유선분야 매출 감소를 방어하지 못한데다 감가상각비 등 비용이 증가한 탓이라고 설명했다. 유선분야 매출은 유선전화 가입자와 통화량 감소 영향으로 전년 대비 4.9% 감소한 1조4734억원을 기록했다.
무선분야는 지난해 두 차례의 영업정지를 받으며 가입자 확보에 어려움이 있었다. 가입자를 확보하기 위해 마케팅 비용을 과다 지출한 점도 적자의 주 원인으로 지목된다. KT는 지난 4분기에만 7557억원을 마케팅 비용으로 썼다. 전 분기 대비 25.4%, 전년동기 대비 15.5% 늘어난 금액이다.
KT는 예상 외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자 '비상 경영'을 선포했다. 특히 업계에서는 황창규 신임 회장이 전날 공식 취임함에 따라 3만명이 넘는 인력을 구조조정하고, 그룹사 부실·중복사업 정리에 나설 지 관심을 쏟고 있다.
황 회장은 취임 직후 전체 임원수를 기존 3분의 2 규모로 축소하는 내용의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임원급 직책 규모를 50% 이상 축소하고, 인력을 현장에 배치해 영업력 강화에 주력하겠다는 계획이다. 전체 임원 수도 27% 대폭 줄였다.
황 회장은 이날 오전에는 새롭게 구성된 임원진들을 소집해 대책회의를 열고, 기준급의 30%를 반납하며 장기성과급 역시 회사의 성장 가능성이 보일 때까지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임원들 역시 기준급의 10%를 반납하기로 했다.
KT는 임원 수 축소와 더불어 CEO와 임원들의 연봉 반납에 따른 비용절감 효과가 약 200억원으로 추정했다.
황 회장은 "현재 KT는 핵심인 통신사업의 경쟁력이 크게 훼손된데다 비통신 분야의 가시적 성과 부재, 직원들의 사기 저하 등으로 인해 사상 최대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사활을 걸고 경영 정상화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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