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개봉한 청룽이 주연한 액션영화 ‘폴리스스토리 2014’(감독 딩성)는 1985년 첫 선보인 동명 영화 시리즈의 6번째 작품이다. 주인공이 경찰이란 큰 틀에서는 같지만 6편에서는 홍콩 경찰이 아니라 중국 경찰로 바뀌었다. 주무대도 홍콩이 아니라 베이징이다. 5편부터 홍콩영화사 골든하베스트가 제작에 손을 떼면서 변화가 일어났다.
첫 편 이후 근 30년의 세월이 흐른 만큼 영화의 특징도 달라졌다. 무엇보다 청룽의 액션 연기가 진지해졌다. 그의 나이 탓이 있겠지만, 인질로 잡힌 딸을 구출해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의 주인공이 맨몸 액션에 더이상 코믹한 연기를 담아내기 어려웠을 것이다. 고층빌딩에서 뛰어내리거나, 결박을 풀기 위해 온몸의 힘을 모으고, 괴력의 거한과 피튀기는 격투신 등에서는 여전히 에너지가 느껴진다. 하지만 청룽식 재기발랄한 코믹 액션과는 거리가 있다.
대신 동양적 부성애와 ‘할리우드식 재기(再起)’에 대한 스토리를 강화했다. 종반장은 딸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총을 버리고 인질이 되기로 자청한다. 아버지에 대한 딸의 반항심은 결국 그릇된 길이었음이 입증된다. 이런 플롯은 가정을 소홀히 했던 경찰 신분의 아버지에 대해 면죄부를 준다.
종반장은 5년전 사건에서 인질의 생명을 지키지 못한 죄책감을 이 사건을 계기로 털어내고 싶어한다. 이 때문에 그는 범인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 분투한다. 이는 할리우드영화에서 주인공이 예전의 실패를 바로 잡는 플롯과 비슷하다. 그러나 할리우드영화에서 범죄자의 생명은 빼앗아도 괜찮다는 인식이 깔려 있지만 여기서는 동양적인 생명 존중 사상을 집어 넣었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을 미워해선 안된다는.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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