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연휴직전 코스피 1.26% 상승…'양적완화 축소' 공포 떨쳐내
중국 경제 흔들리고 상장사 실적 기대 이하땐 투자심리 다시 얼어붙을 수도
[ 송형석 / 이고운 기자 ]
설 연휴를 하루 앞둔 29일 국내 증시는 이틀 연속 오름세를 탔다. 미국 중앙은행(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 발표라는 대형 이벤트를 앞두고 개인과 외국인은 경계심을 늦추지 못했으나 기관은 상승에 ‘베팅’했다. 한층 강도가 세질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를 놓고 선택지가 갈리는 모습이었다.
전문가들은 예정된 변수인 데다 한국의 경제 펀더멘털이 아르헨티나 등 통화가치 급락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신흥국보다 튼튼해 금융시장 전반에 충격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테이퍼링은 단기 아닌 장기 악재
29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26% 오른 1941.15로 장을 마쳤다. 기관투자가들이 2000억원어치 이상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개인은 매물을 쏟아냈고 외국인 투자자들은 장 막판까지 팔자와 사자를 반복했다.
향후 Fed의 자산 매입 규모를 결정할 FOMC를 앞두고 눈치보기 장세가 예상돼온 점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성적표다. FOMC의 결정이 단기 주가를 좌우할 이슈가 아니라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주가 반등에 성공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창목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자산 매입 규모를 추가로 줄이면 아르헨티나, 남아프리카공화국, 터키 등과 같은 부실 국가들에는 추가 충격이 예상되지만 경상수지 흑자국인 한국은 덤덤하게 이번 이슈를 받아들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코스피가 청산가치인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이하 수준으로 거품이 없는 만큼 지수의 하방 경직성이 탄탄하다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도 “테이퍼링이 한국의 주가를 끌어내릴 이슈라면 지난해 말 Fed가 자산 매입 규모를 월 850억달러에서 750억달러로 줄였을 때 쇼크가 왔어야 한다”며 단기 충격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번 FOMC의 결정이 세계 금융시장에 미치는 파장을 예의 주시하며 설 이후 재테크 전략을 짜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서동필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미 예상됐다 하더라도 현재 월 750억달러 수준인 Fed의 자산 매입 규모를 추가로 100억달러 줄이는 시나리오만으로도 시장에서 까칠한 반응이 나올 것”이라며 “미국의 ‘경제 체력’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부작용도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변수는 실적과 중국
테이퍼링 이슈 이외에 설 이후 2월 증시를 좌우할 변수로 한국의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경기 둔화, 2월 중 이어질 주요 상장사의 실적발표 등이 꼽혔다.
이재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5년간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4~5%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경제 교류 규모 등을 감안할 때 신흥국 위기의 진원지인 아르헨티나보다 중국이 국내 증시에 더 큰 위협요소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2월 중 중국 경제 둔화 신호가 나오면 연초 급락장 이후 조금씩 살아나는 투자 심리가 다시 얼어붙을 수 있다는 논리다.
2월까지 이어질 상장사들의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도 증시의 부담요인으로 꼽힌다. 현재까지 실적을 내놓은 기업들의 성적표는 기대 이하다. 전문가들은 실적 발표가 예정된 조선, 건설 업종 기업들 중 상당수가 어닝쇼크를 낼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송형석/이고운 기자 click@hankyung.com
연휴직전 코스피 1.26% 상승…'양적완화 축소' 공포 떨쳐내
중국 경제 흔들리고 상장사 실적 기대 이하땐 투자심리 다시 얼어붙을 수도
[ 송형석 / 이고운 기자 ]
설 연휴를 하루 앞둔 29일 국내 증시는 이틀 연속 오름세를 탔다. 미국 중앙은행(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 발표라는 대형 이벤트를 앞두고 개인과 외국인은 경계심을 늦추지 못했으나 기관은 상승에 ‘베팅’했다. 한층 강도가 세질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를 놓고 선택지가 갈리는 모습이었다.
전문가들은 예정된 변수인 데다 한국의 경제 펀더멘털이 아르헨티나 등 통화가치 급락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신흥국보다 튼튼해 금융시장 전반에 충격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테이퍼링은 단기 아닌 장기 악재
29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26% 오른 1941.15로 장을 마쳤다. 기관투자가들이 2000억원어치 이상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개인은 매물을 쏟아냈고 외국인 투자자들은 장 막판까지 팔자와 사자를 반복했다.
향후 Fed의 자산 매입 규모를 결정할 FOMC를 앞두고 눈치보기 장세가 예상돼온 점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성적표다. FOMC의 결정이 단기 주가를 좌우할 이슈가 아니라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주가 반등에 성공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창목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자산 매입 규모를 추가로 줄이면 아르헨티나, 남아프리카공화국, 터키 등과 같은 부실 국가들에는 추가 충격이 예상되지만 경상수지 흑자국인 한국은 덤덤하게 이번 이슈를 받아들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코스피가 청산가치인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이하 수준으로 거품이 없는 만큼 지수의 하방 경직성이 탄탄하다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도 “테이퍼링이 한국의 주가를 끌어내릴 이슈라면 지난해 말 Fed가 자산 매입 규모를 월 850억달러에서 750억달러로 줄였을 때 쇼크가 왔어야 한다”며 단기 충격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번 FOMC의 결정이 세계 금융시장에 미치는 파장을 예의 주시하며 설 이후 재테크 전략을 짜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서동필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미 예상됐다 하더라도 현재 월 750억달러 수준인 Fed의 자산 매입 규모를 추가로 100억달러 줄이는 시나리오만으로도 시장에서 까칠한 반응이 나올 것”이라며 “미국의 ‘경제 체력’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부작용도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변수는 실적과 중국
테이퍼링 이슈 이외에 설 이후 2월 증시를 좌우할 변수로 한국의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경기 둔화, 2월 중 이어질 주요 상장사의 실적발표 등이 꼽혔다.
이재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5년간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4~5%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경제 교류 규모 등을 감안할 때 신흥국 위기의 진원지인 아르헨티나보다 중국이 국내 증시에 더 큰 위협요소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2월 중 중국 경제 둔화 신호가 나오면 연초 급락장 이후 조금씩 살아나는 투자 심리가 다시 얼어붙을 수 있다는 논리다.
2월까지 이어질 상장사들의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도 증시의 부담요인으로 꼽힌다. 현재까지 실적을 내놓은 기업들의 성적표는 기대 이하다. 전문가들은 실적 발표가 예정된 조선, 건설 업종 기업들 중 상당수가 어닝쇼크를 낼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송형석/이고운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