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진형 / 허란 기자 ] ▶마켓인사이트 2월2일 오후 1시40분
‘국민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서비스하는 (주)카카오의 몸값(주식 가치)이 치솟고 있다. 말레이시아 재계 서열 6위인 버자야그룹이 카카오 지분 일부를 주당 9만원에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1년 전에 비해 80%, 2년반 새 9배 뛴 가격이다.
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버자야그룹은 지난달 카카오 지분 0.4%가량을 장외시장에서 110억원에 사들였다. 내년 5월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인 카카오의 성장성을 높게 평가, 카카오 임직원이 내놓은 지분 일부를 시장에 나오기 무섭게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카카오 지분 매입 가격에 주목하고 있다. 주당 9만원은 액면가(500원)의 180배다. 카카오의 기업 가치를 2조3500억원 수준으로 평가한 것이다. 회사 설립 7년여 만이다.
카카오는 2011년 9월과 2012년 4월 두 차례에 걸쳐 전환우선주를 각각 1만원, 2만원에 발행했다. 이후 수익모델이 검증되기 시작하면서 주가가 본격 상승곡선을 그렸다. 카카오는 2011년까지 적자를 기록했지만 2012년엔 매출 461억원, 순이익 52억원을 내며 흑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2월엔 몇몇 벤처캐피털이 카카오 지분(1.25%) 매입 경쟁을 치열하게 벌였다. 당시 거래가격은 주당 5만원. 10월엔 7만9560원에 대량 거래됐다. 카카오 임직원들이 내놓은 주식 25만주를 삼성증권이 신탁상품으로 구조화해 고액자산가들에게 이 가격에 판매한 것이다.
카카오 주가가 가파르게 뛰는 것은 내년 IPO를 앞두고 실적이 급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많아서다. 지난해엔 매출 1900억원, 순이익 400억원가량을 달성한 것으로 증권업계에선 예상하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올해 매출이 5000억원 수준에 이른다면 내년 IPO 후 시가총액이 5조원에 달할 수 있다”고 했다.
카카오 임직원들도 ‘돈방석’에 앉게 됐다. 버자야 그룹의 지분 매입 가격을 기준으로 창업주 김범수 의장은 총 55.4%(개인투자회사 지분 포함)에 이르는 지분 평가액이 1조3000억원대에 이른다. 임직원이 보유한 주식매수청구권(스톡옵션) 가치만 3800억원대다. 회사는 벼락부자가 된 직원들의 인력 이탈을 고민해야 할 처지다.
화교자본인 버자야 그룹은 리조트 음식료 자동차 부동산 등 다양한 분야에 60여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창업주인 빈센트 탄 회장은 카카오톡 사업모델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버자야 그룹 계열 소셜게임 업체인 프렌스터는 작년 카카오의 말레이시아 진출을 위한 전략적 제휴를 맺고 있다.
조진형/허란 기자 u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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