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W NET으로 돈 벌자
혼돈의 주식시장…낙폭 과대 우량주가 피난처
SK하이닉스·대우조선해양 등 실적 모멘텀있는 종목 유망
와이지엔터·에스엠 등 외국인 매수 늘린 종목 눈길
[ 송형석 기자 ]
미국 중앙은행(Fed)의 ‘테이퍼링(양적완화 규모 축소)’ 여파로 아르헨티나를 비롯한 신흥국 금융시장이 불안에 휩싸이면서 불똥이 한국에까지 튀고 있다. 선진국 자금이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 시장 전체에서 유출되면서 코스피지수가 1900 근처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인도가 지난달 28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는 등 신흥국들이 자국 통화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전방위의 노력을 기울이면서 시장이 소강 국면에 들어섰지만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쇼크’가 반복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다른 불안요소는 세계의 공장이자 신흥 소비의 중심인 중국이다. 최근 경기가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그림자 금융’으로 인한 주요 은행의 지급 불이행 가능성, 지방정부의 과도한 부채 등의 악재가 겹친 상태다.
국내 상황도 만만치 않다. 기업의 실적 둔화세가 뚜렷해서다. 내부 성장동력이 약해지면 작은 해외 악재에도 증시 전반이 휘둘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신흥국 쇼크 파고 후에도 암초 많아
신흥국 위기와 관련해서는 충격이 장기화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번 위기는 어느 정도 예상이 가능했고 선진국 경기가 회복 국면”이라며 “신흥국들 역시 과거 수차례 위기를 거치면서 내성이 생긴 만큼 과거처럼 위기의 전염성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성국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이번 사태의 여파로 원화 환율이 안정세로 돌아섰다”며 “잃은 것과 얻은 것을 비교해 보면 크게 밑지지 않는 장사”라고 평가했다.
이번 위기를 얕보아서는 안 된다는 반론도 있다.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남유럽 위기가 주변국으로 전이되는 데 1년이 넘게 걸렸다”며 “아르헨티나발 신흥국 위기가 일단 진정세로 돌아섰다고는 하지만 오랜 기간 한국을 비롯한 이머징 국가의 증시를 괴롭힐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더 걱정스럽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재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제 교류 규모 등을 감안할 때 아르헨티나보다 중국이 국내 증시에 더 큰 위협요소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향후 5년간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4~5%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이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조짐이 나타나면 중국 의존도가 높은 업종이나 종목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기업 실적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견해가 많다. 수급 장세를 기대할 만큼의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대할 수 없다는 의미다. 한 외국계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한국 기업들의 이익은 2010년 이후 꾸준히 떨어지는 추세”라며 “이익 모멘텀만 따져보면 외국인들이 한국 주식을 살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낙폭 과대 우량주로 피신해야
나라 안팎에 ‘암초’가 등장하면서 투자자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대세 상승 가능성이 낮아져 업종별, 종목별로 단기 대응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 지지선을 1900으로 보고 낙폭 과대 우량주를 분할 매집하는 전략을 추천했다. 목표수익률을 낮추고 보유기간도 짧게 가져가야 한다는 주문도 나오고 있다.
은성민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전자, 자동차 조선, 건설, 화학 등의 대형주 중 밸류에이션(실적 수준 대비 주가) 매력이 높은 종목이 많아진 것은 긍정적인 부분”이라며 “기관을 벤치마킹해 펀더멘털이 좋은 기업을 저가 매수하기에는 괜찮은 타이밍”이라고 말했다. 유승민 팀장도 “삼성전자와 같은 우량주는 위기국면에서 강한 하방경직성을 보였다”며 “하방이 튼튼한 낙폭 과대주들에 투자하면 적어도 잃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경제TV 와우넷 전문가들의 의견도 대체로 일치했다. 반경수 대표는 대우조선, 롯데케미칼 등 낙폭과대주를, 류태형 대표는 SK하이닉스, 대우조선해양처럼 실적 모멘텀이 있는 종목들을 유망 종목으로 꼽았다.
업종별로는 자동차주에 대한 추천이 많았다. 또 다른 와우넷 전문가 임종혁 대표는 “신흥국 금융시장 불안 이슈가 장기화되면 엔화 강세, 원화 약세 트렌드 역시 길어질 것”이라며 “현대모비스 등 자동차 관련주가 안전하다”고 말했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환율 트렌드가 뒤집히면서 현대차, 기아차 등 자동차주에 기회가 왔다”며 “자동차주 이외의 수출주들은 2월 이후 상황 변화를 보면서 대응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내수주 중에는 은행, 엔터주에 주목
외부 환경에 덜 휘둘리는 내수주가 유망하다는 전문가들도 있다. 황찬영 맥쿼리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본적인 투자전략을 실적이 좋은 내수주로 잡아야 한다”며 “특히 이익 정상화 과정을 밟아가고 있는 은행주가 유망하다”고 설명했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신한지주 등 은행주를 추천했다. 그는 “최근의 은행주는 오를 때 많이 오르고 내릴 때 덜 떨어진다”며 “수출주들과 달리 투자기간을 다소 길게 봐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고 말했다.
코스닥에서는 엔터테인먼트 종목을 눈여겨보라는 주문이 많다. 외국인이 연속 순매도 기간에도 비중을 늘린 업종인 만큼 베팅할 만하다는 분석이다. 임종혁 대표는 “엔터테인먼트 업종의 작년 4분기 실적이 회복세를 보인 데다 새로운 아티스트의 앨범 발매 모멘텀도 있다”며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에스엠 등이 유망하다”고 전망했다.
대세 상승 가능성이 낮다는 점을 감안, 지수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ETF(상장지수펀드)를 포트폴리오에 섞어야 한다는 주문도 있다. 와우넷 전문가 서호수 대표는 “개별 종목이나 업종 수익률이 좋을 수는 있지만 지수는 약세를 이어갈 확률이 높다”며 “지수 반등 폭이 크다 싶으면 KODEX인버스와 같은 ETF를 투자 목록에 포함시키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혼돈의 주식시장…낙폭 과대 우량주가 피난처
SK하이닉스·대우조선해양 등 실적 모멘텀있는 종목 유망
와이지엔터·에스엠 등 외국인 매수 늘린 종목 눈길
[ 송형석 기자 ]
미국 중앙은행(Fed)의 ‘테이퍼링(양적완화 규모 축소)’ 여파로 아르헨티나를 비롯한 신흥국 금융시장이 불안에 휩싸이면서 불똥이 한국에까지 튀고 있다. 선진국 자금이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 시장 전체에서 유출되면서 코스피지수가 1900 근처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인도가 지난달 28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는 등 신흥국들이 자국 통화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전방위의 노력을 기울이면서 시장이 소강 국면에 들어섰지만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쇼크’가 반복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다른 불안요소는 세계의 공장이자 신흥 소비의 중심인 중국이다. 최근 경기가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그림자 금융’으로 인한 주요 은행의 지급 불이행 가능성, 지방정부의 과도한 부채 등의 악재가 겹친 상태다.
국내 상황도 만만치 않다. 기업의 실적 둔화세가 뚜렷해서다. 내부 성장동력이 약해지면 작은 해외 악재에도 증시 전반이 휘둘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신흥국 쇼크 파고 후에도 암초 많아
신흥국 위기와 관련해서는 충격이 장기화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번 위기는 어느 정도 예상이 가능했고 선진국 경기가 회복 국면”이라며 “신흥국들 역시 과거 수차례 위기를 거치면서 내성이 생긴 만큼 과거처럼 위기의 전염성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성국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이번 사태의 여파로 원화 환율이 안정세로 돌아섰다”며 “잃은 것과 얻은 것을 비교해 보면 크게 밑지지 않는 장사”라고 평가했다.
이번 위기를 얕보아서는 안 된다는 반론도 있다.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남유럽 위기가 주변국으로 전이되는 데 1년이 넘게 걸렸다”며 “아르헨티나발 신흥국 위기가 일단 진정세로 돌아섰다고는 하지만 오랜 기간 한국을 비롯한 이머징 국가의 증시를 괴롭힐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더 걱정스럽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재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제 교류 규모 등을 감안할 때 아르헨티나보다 중국이 국내 증시에 더 큰 위협요소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향후 5년간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4~5%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이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조짐이 나타나면 중국 의존도가 높은 업종이나 종목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기업 실적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견해가 많다. 수급 장세를 기대할 만큼의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대할 수 없다는 의미다. 한 외국계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한국 기업들의 이익은 2010년 이후 꾸준히 떨어지는 추세”라며 “이익 모멘텀만 따져보면 외국인들이 한국 주식을 살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낙폭 과대 우량주로 피신해야
나라 안팎에 ‘암초’가 등장하면서 투자자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대세 상승 가능성이 낮아져 업종별, 종목별로 단기 대응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 지지선을 1900으로 보고 낙폭 과대 우량주를 분할 매집하는 전략을 추천했다. 목표수익률을 낮추고 보유기간도 짧게 가져가야 한다는 주문도 나오고 있다.
은성민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전자, 자동차 조선, 건설, 화학 등의 대형주 중 밸류에이션(실적 수준 대비 주가) 매력이 높은 종목이 많아진 것은 긍정적인 부분”이라며 “기관을 벤치마킹해 펀더멘털이 좋은 기업을 저가 매수하기에는 괜찮은 타이밍”이라고 말했다. 유승민 팀장도 “삼성전자와 같은 우량주는 위기국면에서 강한 하방경직성을 보였다”며 “하방이 튼튼한 낙폭 과대주들에 투자하면 적어도 잃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경제TV 와우넷 전문가들의 의견도 대체로 일치했다. 반경수 대표는 대우조선, 롯데케미칼 등 낙폭과대주를, 류태형 대표는 SK하이닉스, 대우조선해양처럼 실적 모멘텀이 있는 종목들을 유망 종목으로 꼽았다.
업종별로는 자동차주에 대한 추천이 많았다. 또 다른 와우넷 전문가 임종혁 대표는 “신흥국 금융시장 불안 이슈가 장기화되면 엔화 강세, 원화 약세 트렌드 역시 길어질 것”이라며 “현대모비스 등 자동차 관련주가 안전하다”고 말했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환율 트렌드가 뒤집히면서 현대차, 기아차 등 자동차주에 기회가 왔다”며 “자동차주 이외의 수출주들은 2월 이후 상황 변화를 보면서 대응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내수주 중에는 은행, 엔터주에 주목
외부 환경에 덜 휘둘리는 내수주가 유망하다는 전문가들도 있다. 황찬영 맥쿼리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본적인 투자전략을 실적이 좋은 내수주로 잡아야 한다”며 “특히 이익 정상화 과정을 밟아가고 있는 은행주가 유망하다”고 설명했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신한지주 등 은행주를 추천했다. 그는 “최근의 은행주는 오를 때 많이 오르고 내릴 때 덜 떨어진다”며 “수출주들과 달리 투자기간을 다소 길게 봐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고 말했다.
코스닥에서는 엔터테인먼트 종목을 눈여겨보라는 주문이 많다. 외국인이 연속 순매도 기간에도 비중을 늘린 업종인 만큼 베팅할 만하다는 분석이다. 임종혁 대표는 “엔터테인먼트 업종의 작년 4분기 실적이 회복세를 보인 데다 새로운 아티스트의 앨범 발매 모멘텀도 있다”며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에스엠 등이 유망하다”고 전망했다.
대세 상승 가능성이 낮다는 점을 감안, 지수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ETF(상장지수펀드)를 포트폴리오에 섞어야 한다는 주문도 있다. 와우넷 전문가 서호수 대표는 “개별 종목이나 업종 수익률이 좋을 수는 있지만 지수는 약세를 이어갈 확률이 높다”며 “지수 반등 폭이 크다 싶으면 KODEX인버스와 같은 ETF를 투자 목록에 포함시키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