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조원치 리그테이블 실적 확보..우리은행 매각 등이 변수
이 기사는 01월28일(10:05)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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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투자은행(IB)들의 실적경쟁은 6조1700억원의 기록적인 몸값에 되팔린 오비맥주 인수·합병(M&A)을 자문한 모건스탠리와 씨티글로벌마켓증권, 도이치증권의 3파전으로 전개될 양상이 높아졌다.
**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앤호이저 부시 인베브(ABI)에 오비맥주를 매각한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KKR과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AEP)는 최근 모건스탠리와 씨티증권을 매각자문사로 각각 선정했다. 인베브의 인수자문사는 도이치증권이었다. 모건스탠리와 씨티증권 도이치증권은 이로써 6조1700억원을 올해 M&A 자문실적에 올릴 수 있게 됐다.
엄밀히 말해서 오비맥주 매각은 인수자와 매각자를 등에 업은 IB들이 경쟁하는 거래는 아니었다. 2009년 7월 인베브가 KKR과 어피니티에 오비맥주를 팔면서 맺은 '5년내 재인수할 수 있는 권리(콜옵션)'를 행사한데 불과하기 때문이다. 인수가격 또한 2009년 콜옵션에 정해져 있었기 때문에 협상테이블 양쪽의 IB들이 날 선 경쟁을 벌일 일도 없었다.
오비맥주 매각이 공식 발표되고서야 매각자문사들을 선정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당연히 매각자문사들이 벌어들일 수 있는 수수료도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KR과 어피니티의 매각주관사 선정작업에는 대부분의 외국계 IB들이 뛰어들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는 후문이다. 돈 안되는 자문사 경쟁에 외국계 IB들이 피를 튀긴 것은 자문사 계약을 따내는 IB가 사실상 올해 M&A 리그테이블(IB들의 자문실적을 집계한 표)을 석권할 수 있기 때문이다.
6조1700억원이란 매각가격은 지난해 가장 큰 M&A였던 ING생명 매각가격 1조8000억원의 3배가 넘는 금액이다. 벌써부터 모간스탠리와 씨티증권, 도이치증권이 올해 M&A 리그테이블 공동 1위를 확보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변수는 올해로 매각이 예정된 우리은행의 향방이다. 매각가격이 6조원에 달할 것으로 평가되는 우리은행을 자문하는 IB는 모간스탠리와 씨티증권, 도이치증권에 맞설 만하다. 특히 우리은행 매각주관사인 JP모간은 1조원 수준으로 예상되는 셀트리온 매각도 주관하고 있어 두 건이 모두 성사되면 1위를 탈환하게 된다.
일단 공동 1위 자리를 확보한 모간스탠리와 씨티증권, 도이치증권 가운데서는 모간스탠리가 한 발 앞서 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매각가격이 2조원 이상으로 예상되는 ADT캡스의 매각을 주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씨티증권 역시 ADT캡스의 유력한 인수후보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어피니티를 자문하고 있으며 도이치증권 역시 지난해 안성은 대표 영입 이후 영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치열한 3파전이 1년 내내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는게 IB업계의 시각이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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