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W메리어트, 동대문 첫 특급 오픈
인사동선 여행사가 중저가 호텔 운영
잠실·삼성동 등 강남엔 6성급 경쟁
[ 유승호 기자 ]
4일 오전 서울 동대문 평화시장 앞. 옷감을 잔뜩 실은 오토바이들 사이로 움직이던 벤츠 승용차 4대가 멈춰섰다. 이날 문을 연 JW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 현관 앞이다. 11층 건물에 170개 객실을 둔 이 호텔은 동대문 지역의 첫 특급호텔이다.
서울 동대문과 인사동 등 종로 일대가 호텔의 새로운 중심지로 부상 중이다. 중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새로운 호텔타운이 형성되고 있는 것. 더불어 강남에선 6성급 호텔 신축 붐도 일고 있다. 그동안 명동 을지로를 중심으로 형성됐던 서울의 호텔지도가 완전히 바뀌고 있는 것이다.
○동대문·인사동 호텔 신축 붐
지금까지 서울의 대표적인 호텔 밀집 지역은 명동과 을지로였다. 롯데호텔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더 플라자 등 대표적 호텔이 있는 곳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선 호텔 불모지였던 인사동과 동대문이 뜨고 있다. JW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이 개장한 동대문이 호텔타운으로 변신 중이다. 오는 10월 롯데호텔이 장교동 청계천 변에 롯데시티호텔을 개점한다. 비즈니스 호텔인 이비스버젯 동대문은 올해 말, 하얏트 플레이스는 내후년에 서울 동대문 디자인센터 부근에 문을 열 예정이다.
전통문화거리로 유명한 인사동에도 호텔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2012년 아벤트리호텔과 센터마크호텔이 손님을 받기 시작했다. 각각 여행업체인 모두투어와 하나투어가 건물을 임차해 호텔로 개조, 운영 중이다. 작년 10월 이비스 앰배서더 인사동이 들어섰다. 인사동 종로 동대문을 축으로 새로운 호텔라인이 생기고 있는 셈이다.
이런 변화를 이끈 것은 중국인 관광객이다. 지난해 한국에 온 중국인은 432만6869명으로 전년보다 52.5% 증가했다. 그러나 숙박시설이 부족해 서울 외곽이나 경기도의 숙박시설을 이용하는 경우도 많았다. 중국 전문여행사인 차이나월드 김창경 대표는 “중국 관광객들이 숙박시설 부족에 대한 불평이 많았다”며 “수요에 비해 공급이 워낙 적기 때문에 호텔이 늘어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종로와 동대문 등에 새로운 호텔이 몰리는 것은 쇼핑시설과 관광지 등이 인접해 있다는 점 때문이다. 사이먼 쿠퍼 메리어트인터내셔널 아시아태평양지역 사장은 “동대문은 서울의 패션 중심지일 뿐만 아니라 근처에 사적지가 많아 관광객을 유치하기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인사동 역시 한국의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곳이어서 관광객들이 이곳의 숙박시설을 선호한다는 평이다.
동대문과 종로 일대에 새로 생긴 호텔들의 특징은 비교적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한다는 점이다. 센터마크호텔은 1박 요금이 10만원대 초반으로 특급호텔의 3분의 1 수준이다. 센터마크호텔은 투숙객의 30%가량이 중국인이다. 롯데호텔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등의 중국인 비중이 10%대인 것과 대조된다. 롯데시티호텔 장교도 객실 요금이 특급호텔의 절반 수준인 비즈니스 호텔이다. 이비스버젯 동대문도 1박 요금이 10만원 안팎인 중저가 호텔이다. 정기윤 하나투어 홍보팀장은 “중국인 관광객 증가에 맞춰 중저가 호텔을 추가로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남에선 6성급 호텔 경쟁
특급호텔의 중심지는 강남으로 이동하고 있다. 기존 특급호텔(5성)을 뛰어넘는 6성급 호텔이 강남에 속속 생긴다. 호텔전문기업 파르나스호텔은 세계적 호텔 체인인 스타우드와 손잡고 6성급 호텔인 럭셔리 컬렉션을 2016년 서울 삼성동에 개장할 계획이다. 럭셔리 컬렉션은 지상 38층, 지하 8층 규모의 파르나스타워에 들어선다. 럭셔리 컬렉션은 50㎡ 이상의 일반실 114개와 82~345㎡의 스위트룸 24개 등 138개 객실을 운영한다.
롯데호텔은 2016년 말 서울 잠실에 완공되는 123층짜리 롯데월드타워에 6성급 호텔을 열 계획이다. 롯데호텔은 롯데월드타워 76~101층에 자리잡는다. 235개 객실 대부분을 59㎡ 이상의 스위트룸으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럭셔리 컬렉션과 롯데월드타워에 들어가는 6성급 호텔은 서울 대치동에 2005년 문을 연 파크하얏트와 경쟁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북 지역에 들어서는 6성급 호텔로는 내년 5월 세종로에 개장 예정인 포시즌스호텔 서울이 있다. 여의도에는 2012년 11월 콘래드서울이 6성급 호텔로 문을 열었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인 관광객 중에서도 구매력이 큰 ‘큰손’ 고객은 명동 동대문 등에서 벗어나 압구정동 가로수길에서 쇼핑한다”며 “이런 변화에 따라 강남에 6성급 호텔 붐이 일고 있다”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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