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산업은 올해 총 9조5000억원의 신규 수주 목표 가운데 70%인 6조6500억원을 해외에서 달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발전 및 석유화학 역량을 살려 ‘글로벌 디벨로퍼(developer)’로 도약한다는 청사진을 구체화하고 있다. 디벨로퍼는 새로운 사업을 발굴한 뒤 자금조달·지분투자·설계·자재조달·시공·운영·관리를 아우르는 부동산 토털 서비스업체를 뜻한다. 건설 경기의 장기 침체 속에 강점을 살리고 신사업 모델을 적극 육성,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전략이다.
대림산업은 지난해 총 8조6523억원의 신규 수주 중 해외에서 5조4537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수주액의 63%를 해외에서 달성한 셈이다. 기존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 중심의 중동과 필리핀 베트남 중심의 동남아시아에서 벗어나 아프리카와 유럽까지 시장을 확대했다. 공사 종류(공종)도 가스&오일 플랜트에서 발전소와 특수교량, 국제공항 여객청사, 타이어 공장 등으로 확대했다.
대림산업은 글로벌 EPC(엔지니어링·자재조달·시공) 강자라는 명성에 안주하지 않고 디벨로퍼로 그룹의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검증받은 EPC 기술력과 35년 동안 운영한 석유화학 노하우를 바탕으로 민자 발전과 석유화학 분야에 집중할 예정이다. 대림산업은 민자발전(IPP) 분야를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IPP는 민간 업체가 투자자를 모집해 발전소를 건설한 뒤 일정 기간 소유 형태로 운영하며 전력을 판매해 투자비를 회수하는 모델이다. 대림산업은 국내에서 포천복합화력발전소를 디벨로포 프로젝트로 운영할 계획이다. 호주 밀머랜 석탄화력발전소를 통해 해외 민자 발전 시장에도 진입했다. 파키스탄 정부와 관민 공동개발사업 형태로 500㎿급 수력발전소 건설 양해각서(MOU)를 체결, 2016년에 착공할 계획이다.
대림산업은 수십 년간 쌓은 경험과 신뢰를 바탕으로 신시장 개척을 가속화한다. 국가 및 프로젝트별로 담당제를 실시하고 철저한 해외 시장 모니터링과 입찰 및 집행 프로세스 개선을 통해 영업력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건축과 토목 분야를 공략하는 등 상품 다변화에도 적극 나선다. 지난해 헝가리에서 한국타이어 공장 1, 2차 공사를 수주한 데 이어 리비아에서 베니나 국제공항 터미널 공사를 수주했다. 국내 최고의 특수 교량 시공 기술력을 바탕으로 지난해 5월 브루나이 최대 규모의 사장교를 수주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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