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충당금 감소…2014년 30%이상 순익 늘듯
[ 장창민 / 김일규 기자 ] 주요 금융지주사들의 지난해 순이익이 20~80%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금리·저성장 기조가 이어지면서 은행 예대마진이 줄어든 데다 경기부진 탓에 부실화된 대출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금융지주는 우리투자증권 계열 3개사를 묶어 파는 과정에서 생긴 손실을 미리 반영해 순익이 3000억원을 밑도는 ‘초라한’ 성적표를 내놨다.
○우리금융, 자회사 매각손 4000억 반영
우리금융은 지난해 2892억원의 순익을 거뒀다고 6일 발표했다. 2012년(1조6333억원) 실적과 비교해 82.2% 급감했다. 주력 계열사인 우리은행의 이익은 5760억원에 그쳤다. 2012년보다 62% 줄었다.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은 각각 1912억원, 781억원의 순익을 냈다.
이 같은 실적 부진은 경기침체로 이자이익과 유가증권 매각이익 등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조선·해운·건설사들에 빌려준 대출과 보증이 부실화되면서 대규모 충당금을 쌓은 이유도 있다.
특히 우투증권을 비롯해 우리아비바생명 우리금융저축은행 등 3개사를 지난해 말 농협금융지주에 파는 과정에서 생긴 손실 3934억원을 이번에 재무제표에 반영한 영향이 컸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작년 말 우투증권 계열 매각 가격이 장부가보다 낮아 손실을 미리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지주도 지난해 순이익이 1조200억원으로 한 해 전 1조6215억원보다 37% 감소했다고 밝혔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2012년 외환은행 매수 차익(부의 영업권) 1조684억원을 제외하면 지난해 실질 순익은 전년 대비 84.4% 증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요 계열사인 하나은행의 작년 순익은 충당금 전입액 감소 등에 힘입어 27.8% 증가한 7341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외환은행은 자회사인 외환캐피탈 관련 손실 등으로 42.3% 감소한 3657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는 데 그쳤다.
○올 은행권 순익은 30% 반등 전망
7일과 11일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의 지난해 실적도 20~30%가량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KB금융 순익은 한 해 전보다 29.5% 정도 감소한 1조2000억원으로 예상된다. 신한금융은 1조9000억원의 순이익을 거둔 것으로 전해졌다. 2012년보다 18.1%가량 줄어든 규모다. 4대 금융지주 중에선 가장 선방한 것으로 평가된다.
4대 금융지주의 올해 실적은 다소 회복될 전망이다. 경기 회복에 따라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이 다소 늘어나고 부실 기업에 대한 충당금 적립 규모는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서다. 금융연구원은 최근 은행권 순이익이 올해 30%가량 반등할 것으로 진단했다. 이수진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는 기준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이익 회복이 기대된다”며 “다만 신용위험 등 은행의 잠재적 리스크를 해소하기에는 아직 미흡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장창민/김일규 기자 cm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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