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샘, 가구 최악 불황 때 매출 1조 우뚝…저가 특판영업 손 놓으니, 오히려 돈이 벌리더라

입력 2014-02-06 21:28   수정 2014-02-07 03:42

디자인은 이탈리아, 품질은 독일, 가격은 중국 꺾을겁니다

인테리어키친 사업 강화, 부엌·욕실가구·건자재도 판매
자동·표준화로 200억 원가절감



[ 김희경 기자 ]
가구업체 한샘(회장 최양하·사진)은 지난해 1조60억원(연결기준)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6일 공시했다. 국내 가구업체로는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넘어섰다. 놀라운 것은 가구시장이 극심한 불황에 빠진 상황에서 한샘이 매출을 전년(7832억원)보다 28.5%나 늘렸다는 사실이다. 영업이익도 68.1% 증가(794억원)했다. 경기 불황기에는 한계 선상에 있는 기업들이 무너지면서 뛰어난 경쟁력을 갖춘 업체 위주로 시장이 재편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교과서적인 사례다.

○특판부문 실적 개선

한샘이 매출 1조원을 돌파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친 부문은 ‘특판’이다. 특판은 건설사가 분양하는 아파트 단지에 일괄적으로 가구를 납품하는 영업이다. 2012년 800억원이었던 한샘의 특판 매출은 지난해 1150억원(예상치)으로 45% 늘었다.

김동성 한샘 홍보팀장은 “극심한 가구경기 침체로 특판 물량을 원활하게 공급할 수 있는 가구업체들이 줄어들자 건설사 주문이 한샘으로 몰렸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보루네오가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고 중견 가구업체인 파세와 파로마가 부도를 내는 등 상당수 가구업체들이 경영난에 빠지자 1위 업체인 한샘으로의 쏠림 현상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한샘이 특판 영업에 매우 소극적이었는데도 이런 실적을 낸 것도 눈여겨볼 만하다. 글로벌 경제위기가 덮친 2008년부터 가구경기가 극심한 침체에 빠지자 대부분 가구업체들은 저가 수주에 나섰다. 2008년 10조원 규모였던 가구시장이 지난해 7조원으로 줄어들 만큼 영업환경이 나빴다. 한샘은 영업 환경 악화에도 저가 입찰엔 거의 나서지 않아 특판 부문에서의 손실도 피할 수 있었다.

한샘은 실적 개선에도 특판 비중을 늘리지는 않는다는 방침이다. 김 팀장은 “건설경기가 여전히 불황이어서 일반 시장 판매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인테리어 사업도 확대

한샘은 최근 2년 동안 100~150평 규모였던 인테리어 대리점 80여곳을 300~500평으로 넓혔다. 이곳을 통해 인테리어키친(ik)사업을 강화하면서 부엌가구, 수납가구, 욕실뿐만 아니라 건자재까지 판매했다. 2008년 시작한 ik사업이 지난해 1450억원(예상치)의 매출을 올렸다. 한샘은 또 지난해 200억원가량의 원가 절감을 이뤄냈다고 밝혔다. 제조 부문에서 자동화와 표준화로 제조원가를 줄였고, 구매 부문에선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의 경쟁력있는 납품업체를 발굴했다. 김 팀장은 “뛰어난 품질을 유지하면서 가격을 낮춘 결과 온라인 전용 책장 ‘샘’의 누적 판매량이 53만 세트를 넘어서는 등 좋은 성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케아의 공세 이겨내야

1970년 부엌가구 전문업체로 출발한 한샘은 외환위기가 터진 1997년 이후 침실가구 거실가구 서재가구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고, 최근에는 인테리어와 건자재 사업으로 확대하면서 가구 업계의 선두주자로 자리잡았다. 이제는 세계적인 가구업체 이케아 등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케아는 올 하반기 경기 광명에 매장을 내는 것을 시작으로 경기 고양, 서울 강동지역 등에 출점을 준비중이다.

한샘은 품질 개선과 물류서비스를 강화해 성장동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최양하 한샘 회장은 신년사에서 “고객을 감동시키기 위해서는 물류, 시공 서비스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디자인은 이탈리아, 품질은 독일을 넘어서고 가격은 중국보다 싸게 팔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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