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수장 바뀐 Fed…굿바이 버냉키! 헬로 옐런!

입력 2014-02-07 19:12  


설 연휴 기간에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을 쳤다. 주요국 주가가 급락하고, 한국 일본 등의 통화가치도 동반하락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양적완화(돈을 찍어내 경기를 부양하는 정책) 규모를 추가로 축소하기로 하면서 전 세계 금융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한 결과다. 이른바 ‘테이퍼링(tapering·양적완화 규모 축소)’이 금융시장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는 것이다. Fed가 글로벌 경제, 글로벌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얼마나 막강한지를 다시 한 번 보여준 셈이다. 양적완화 규모를 줄이기로 한 여파는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Fed는 세계 경제의 컨트롤타워다. Fed의 금리, 발언, 경제전망은 곧바로 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친다. Fed의 핵심 임무는 물가와 고용이다. 이를 위해선 금리가 주요 카드로 쓰인다. 인플레이션이 우려되면 금리 인상으로 시중의 통화량을 줄이고, 고용이 부진하면 금리를 인하해 유동성을 늘린다. 물가와 고용은 상충되는 성격이 강하다. 물가를 잡으려면 고용에 부담을 주고, 고용을 늘리려면 물가가 상승압력을 받는 경우가 많다. Fed가 기준금리를 결정할 때마다 고민이 깊어지는 이유다. 지난해 12월23일로 출범 100년을 맞은 Fed의 역사는 결국 물가안정과 완전고용 사이의 줄타기로 요약된다.

Fed의 영향력이 이처럼 막강하다 보니 Fed 의장은 ‘세계의 경제대통령’으로 불린다. Fed 의장 성향에 세계의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흔히 경제정책에서 물가안정에 초점을 맞추면 ‘매파’, 성장에 대한 의지가 강하면 ‘비둘기파’로 불린다. 따라서 ‘비둘기파’ 인물이 의장에 오르면 글로벌 금융시장은 일단 환영한다.

지난 8년간 Fed 의장을 지낸 벤 버냉키는 ‘헬리콥터 벤’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2002년 Fed 이사로 있을 때 “경제가 디플레이션(지속적 물가하락) 상태에 빠져들면 헬리콥터로 공중에서 돈을 뿌려서라도 경기를 부양하겠다”고 강조해 붙여진 닉네임이다. 자신의 공언대로 그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양적완화라는 명분으로 3조달러(약 3300조원)라는 엄청난 돈을 찍어 경기부양에 썼다. 돈의 효과인지는 몰라도 미국 경제는 지난해부터 회복세에 물꼬를 텄고, 경제의 거울이라는 주가도 꾸준히 상승했다. 지난해 연말, 올해 초 두 차례에 걸쳐 양적완화 축소라는 카드를 꺼낸 뒤 후임자에게 자리를 넘겨줬다.

지난 2월3일 Fed 새 수장으로 취임한 재닛 옐런은 Fed 100년 역사상 첫 여성 의장이다. 세계 경제가 최악의 수렁에서는 빠져나오고 있다는 진단이 나오지만 옐런의 행보엔 여전히 지구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4, 5면에서 양적완화 축소가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 버냉키의 공과와 옐런 의장의 향후 과제 등을 상세히 살펴보자.

신동열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shin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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