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8월 방한

시복식·청년대회 주재
평화통일기원 특별미사도


[ 서화동 기자 ] 프란치스코 교황(사진)이 한국의 가톨릭 순교자인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123위’의 시복(諡福)을 결정했다고 바티칸 뉴스가 지난 8일 보도했다. 시복은 가톨릭 교회가 공경하는 인물을 성인 이전 단계인 복자(福者)로 선포하는 것을 말한다. 이에 따라 교황이 오는 8월 방한해 성모승천대축일인 15일 시복식을 직접 주재할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교황청 해외선교 언론매체인 아시아뉴스도 지난 8일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123위’의 시복 결정으로 교황의 한국 방문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며 구체적인 방한 일정까지 전했다. 교황이 8월13일 대전에서 열리는 아시아청년대회 개막 미사에 참석한 뒤 15일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123위의 시복식을 주재한다는 것.

아시아뉴스는 또 “교황이 귀국하기 전인 18일에 전적으로 북한을 위한 미사가 계획돼 있다”며 “이 미사는 북한에 평화와 통일을 직접 촉구할 것”이라는 소식통의 발언도 덧붙였다. 교황이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기원하는 특별미사를 집전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아직 교황청의 공식 방한 발표는 없지만 페데리코 롬바르디 교황청 대변인은 지난달 22일 교황이 아시아청년대회에 초청받고 방한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123위는 1791~1888년 유교를 해쳤다는 이유로 체포돼 순교했다. 지금까지 한국 천주교에서 시복·시성된 인물은 국내 최초의 신부이자 순교자인 김대건 신부를 비롯해 가톨릭 성인 103위가 있다. 한국 순교성인 103위에 대해서는 1984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방한해 시성식을 직접 집전했다.

한국 천주교는 103위 시성식이 끝난 뒤 주교회의 시복시성특별위원회를 구성해 한국 교회 차원의 시복 조사를 진행, 2009년 모두 125위에 대한 시복청원서를 교황청에 제출했다. 이때 124위와 함께 시복 청원된 ‘하느님의 종 증거자’ 최양업 신부에 대한 시복심사도 마무리 단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관계자는 “시복 결정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면서도 “교황청에서 시복식이나 교황의 방한과 관련해 통보받은 건 없다. 여러 일정을 감안해 현지에서 나오는 관측 중 하나일 것”이라고 말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