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유명한 음식점이나 명소에 가면 너도 나도 '원조' 간판을 달아서 도대체 누가 진짜 원조인지 알 수가 없을 만큼 난잡하게 보이기도 하는데, 게임 중에서도 그런 게임이 있다면 아마 'OOOO 194X' 등으로 불리는 슈팅 게임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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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194X' 원조다] |
제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그 시절을 1941~1945년 정도로 보았을 때 게임 이름에 '194X' 숫자가 들어가는 게임들은 아마도 거의 2차 세계대전을 소재로 한 게임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필자가 개발에 참여했던 'Blitz 1941'도 2차 세계대전 당시 전차전을 소재로 한 게임이었다). 그런 '194X' 시리즈 중에 비행 슈팅 게임의 원조라면 아마도 1984년에 출시한 '캡콤(CAPCOM)'社의 '1942'라는 게임이 아닐까 싶다. 이름도 원조답게 앞뒤에 수식어 따위 필요도 없이 그냥 '1942'로 끝이다.</p> <p>이 게임은 게임 내에서 '파워업(Power-UP)'의 개념과 회피 기동 시스템을 탑재한 슈팅 게임으로도 거의 원조에 가까운 게임이다. 하지만, 자랑스러운 원조의 타이틀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이 게임의 인기는 오래가지 못 했다(사실은 꽤 오래 갔다).</p> <p>뒤 이어 등장하게 될 무서운 녀석이 있었으니 그 놈이 바로 지금도 극장에 영화 보러 가면 상영 전에 시간 때우러 둘러보는 게임장에서 볼 수 있는 'STRIKERS 1945' 시리즈다. 속세에 이르기를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것이다.' 라는 의미에서 본다면 이 게임은 진짜 강한 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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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출어람(靑出於藍)이란 이 게임을 두고 하는 얘기인가?] |
이 게임은 시리즈 3편까지 출시될 만큼 엄청난 인기를 자랑했는데, 보통 웬만해서는 오락실에 시리즈로 출시되는 게임이 거의 없다는 것을 보면 대단한 것이다. 슈팅 게임계의 전설이라고도 불리며 현재까지도 거의 독보적인 존재로 남아 있는 게임이다.</p> <p>각 시리즈는 게임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시기적으로 2차 세계대전 당시의 전장을 소재로 다루고 있다. 시리즈가 거듭 될수록 과거에서 현재로 다시 미래로 이어지는 컨셉의 Mix 개념으로 게임배경을 다루고 있다.</p> <p>■ 원조 '194X' 게임의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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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버전 '진격 1942'] |
한때 이 게임이 등장했을 때 많은 분들이 'STRIKERS 1945'를 모바일 버전으로 만들었다고 얘기하기도 했었는데, 정확히 얘기하자면 원조게임 '캡콤'의 '1942'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 아닐까 한다. 이름부터도 '1942' 라는 숫자가 들어가지 않나?(그런데 게임 내용은 1945에 가깝긴 했다. 화면에 나오는 캐릭터 설정도..). 지난해 'G-STAR'에서도 이 게임 부스는 인기가 많았는데 즉석에서 게임 대회를 열기도 했다.</p> <p>필자도 바락바락 소리지르며 점프점프 손들어신공으로 무대에 오를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되어 못해도 3등 설마 2등 이상 또는 이러다가 1등이라도 되면 어떻게 하지? 라는 쓸데없는 걱정을 하며 게임을 시작하였으나.. 결과는 최단시간 탈락. 사실 필자는 이 게임을 그렇게 많이 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대회에 출전한 사람들은 엄청나게 게임을 했는지 정말 잘 하던데, 그 때 상품이 '아이패드'였나 그랬던 것 같다. </p> <p>■ 원조를 능가하는 '194X' 게임의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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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라면 루프트바페(Luftwafe)] |
'STRIKERS 1945'게임은 'PSIKYO'社 에서 1990년대 중반쯤 출시한 게임이다. 회사 이름을 어떻게 읽는지 잘 모르는 친구들이 있었는데, '사이쿄' 정도로 읽으면 된다. 우리의 강남 형님 'PSY' 도 '싸이'라 읽듯이 앞에 'P'는 묵음이다. 의외로 '사이쿄'라는 게임회사는 회사 이름으로 잘 알려져 있다기보다는 게임으로 알려져 있는 회사다.</p> <p>회사 이름을 듣고 아~ 하고 떠오르는 분들은 많이 없었던 듯 하고, 그 회사에서 만든 'STRIKERS 1945', '건버드', '텐가이' 등의 슈팅 게임들을 얘기하면 아! 하고 알 것이다. 대체로 19금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하고 15금이라고 하기에는 모호한 훈훈한 캐릭터 설정으로 꽤 인기가 많았던 게임들이다. 약간은 지나치게 디테일한 설정으로 게임에 직접적으로 크게 연관이 있다던가 영향을 주지는 않았던 내용들이다.</p> <p>특히 캐릭터들의 3-Size는 특별히 게임 내에서 쓸모 있는 내용이라기보다는 단순한 설정에 따른 것이지만, 그 정도로 무언가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에게 생명력을 불어넣기 혼신의 힘을 다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으로 이해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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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화면 보시면 아실 듯?] |
2000년 초반 한때 '사이쿄'는 부도 위기에 몰려 회사가 문을 닫는다는 소문이 떠돌기도 했었는데, 오보인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최근에 눈에 띄는 실적이 없는 것으로 다시 한 번 회사가 무사안녕한지 걱정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최근 스마트폰 게임으로 '사이쿄'의 인기 게임 중 하나인 '건버드'가 등장했으니 기대해 볼만하다. IP(지적재산권)를 활용하여 개발한 게임이라고 하는데, 필자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p> <p>1992년에 회사가 설립되고 아케이드 게임 시장에 혜성같이 등장하여 큰 인기를 얻었지만, 2000년대 이후에는 이렇다 할 실적이 보이지 않는다. 이제는 단순히 지난 시절 인기 있던 게임들이 모바일 버전으로 출시되는 것을 바라보기만 할 뿐이다. 1990년대 ~ 2000년대 오락실에 가면 어느 오락실에나 한 두 대 정도는 있을법할 'STRIKERS 1945'뿐만 아니라 다수의 흥행작을 가지고 있던 회사였기에 더욱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p> <p>최근 지역주민 반상회 모임에서 필자보다 더 연배가 있는 어르신들이 어릴 적 게임 하던 얘기를 하면서 비행기 게임, 비행기 게임 하는데, 내용을 들어 보니 'STRIKERS 1945'였다. 지금은 50~60년대 중 장년층 어르신형님이 된 분들이 30~40대 즐겼던 비행기 게임이란다. 필자는 10~20대에 즐기던 게임이다. 서로 같은 게임을 얘기하면서 즐겁게 지역주민 반상회를 마무리 했던 훈훈한 기억이 난다.</p> <p>필자가 뜬금없이 지역주민 반상회 얘기를 꺼낸 것은 이 게임의 실제 사회적인 인지도에 대해 얘기하고자 함이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오락실' 이라고 기억하는 곳에서 했던 '비행기 게임' 하면 거의 대다수는 바로 이 게임 'STRIKERS 1945'를 얘기한다.</p> <p>물론, 지금까지도 업소에 가면 만날 수 있는 몇 안 되는 게임이다. 보통 대형 극장에 가면 영화 상영 전에 적적한 시간을 달래기 위한 장치로 '게임장'이라고 해서 예전의 오락실을 만들어 둔 곳들이 많은데, 보통은 농구 골대(공 드럽게 안 들어간다).같은 스포츠 게임이 몇 종류 있고 축구공을 발로 차는 기계나 왼손으로 오른손 손목을 꼭 쥐고 쳐야 제 맛이 나는 펀치게임들도 있고, 화면에 대고 고장 나서 잘 작동 안 되는 총을 쏘는 게임들 몇 개(타임 크라이시스가 제일 많더라) 있는 정도이다.</p> <p>그런 것들이 예전 사농공상(士農工商) 기준으로 점잖지 못 하게 천한 것들이나 하는 것이었다면 양반네들처럼 앉아서 느긋하게 하는 게임들 중에는 '철권 (Tekken)'이나 그 밖의 대전 액션 게임들이 있고 그 옆에 어딘가 쯤에는 항상 이 게임 'STRIKERS 1945'가 거의 구비되어 있다.</p> <p>그리고 구색 갖추기 용으로 옹색한 몇 몇 퍼즐, 슈팅 게임들이 있는 것이 요즘의 '게임장' 풍경이다. 비록 아케이드 게임 시장이 1980~1990년대 같지는 않지만, 그 멸망해 가는 아케이드 게임 업소 시장에서도 아직까지 끈질긴 생명력을 자랑하는 몇 안 되는 명작 게임이다. 이토록 오래까지 살아 남은 게임들은 이유가 있기 마련인데, 그 이유야 두말 것도 없이 '재미'이다. 이 게임은 정말 재미있다. 일단 필자와 같은 밀리터리 마니아들도 이 게임을 좋아하고 꼭 밀리터리 마니아가 아니더라도 이 게임은 비행 슈팅 게임의 기본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p> <p>■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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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함거포의 로망: 하지만 일단 동전은 넣으시지?] |
게임에 등장하는 보스 캐릭터들 역시 실제 세계에 존재했던 거대 병기들이 등장한다. 모든 보스가 실제 존재했던 것은 아니고, 몇 몇 정도만 그렇다는 것이 고증에 목숨 거는 '밀리터리' 마니아 입장에서는 다소 아쉬울 따름이지만, 이 게임이 전략 시뮬레이션 장르의 게임도 아니고 비행 슈팅 게임이라고 본다면 재미는 충분하다. 뭐 어쨌던 그들의 공통점이라고 한다면 맷집 하나는 끝내주게 세다는 것이다. 미친 듯이 발사 버튼을 연타해서 손가락에 3도 화상을 입을 무렵에야 간신히 깰 수 있다던가 핵폭탄을 들이붓듯이 투하하면 깰 수 있다. (이러면 다음 보스에서 쓸 핵폭탄이 없어지겠지. 생명을 미리 끌어다 쓰는 짓이라고나 할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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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핵폭탄이 100개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사람은 필자뿐?] |
1P, 2P가 각각의 역할을 따로 정해서 플레이를 진행하지는 않지만, 서로가 협력 하지 않으면 게임을 진행하기 어렵다. 특히 게임 내에서 파워업(Power UP)하는 아이템의 경우 서로 먹겠다고 달라 들다가 둘 다 죽은 적이 한 두 번이 아니기 때문에 내가 한 번 먹으면 다음에는 네가 한 번 이런 식으로 한 번씩 돌아가면서 먹는 양보의 미덕은 게임계의 불문율로 정해져 있다.</p> <p>다만, 예외가 있다면 이미 한 쪽은 어느 정도 파워업이 되어 있는 경우 빈약한 쪽에서 연속으로 먹을 수가 있다. 이 때 중요한 점은 단순히 아이템을 한 번씩 차례로 먹는다라는 내용만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아이템을 안전하게 먹을 수 있도록 후방 지원을 잘 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기본적인 예의를 지키지 못 하는 사람과는 상종하지 말라는 가르침에 따라 이 게임을 2인용으로 진행 할 때는 서로간의 신뢰가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p> <p>특히 같이 게임을 하는 상대방이 자신 보다 나이가 많으면 형보다 파워업이 되면 괜히 겸연쩍은 기분은 느낄 수 있는데, 이 때는 눈치껏 두 세 번 정도 파워업 기회를 포기한다. (눈치 없는 놈의 최후는 현실 세계의 발길질뿐이다). 게임 내에 등장하는 기체들은 대부분 실존했던 기체를 바탕으로 디자인 되었으며, 각각의 성능 역시 다르게 설정되어 있다.</p> <p>특별히 뛰어나게 선호되던 기체는 없었던 것 같고 기체의 특성은 발사되는 총알이 집중형인가? 확산형인가?에 따른 차이 정도였다. 메인 총알보다는 서브 웨폰으로 사용할 수 있는 유도 미사일이나, 로켓탄 또는 발칸 등의 차이가 있고 제일 중요한 차이점은 비상무기(보통 핵폭탄 이라고 부르는..)가 서로 달랐다는 점이다.</p> <p>기존의 '라이덴'이나 '트윈 코브라' 같은 비행 슈팅도 비슷한 시스템의 게임이지만, 이 게임들은 비상시에 사용하는 핵 폭탄이 서로 같은 기능이었다. 메인 웨폰도 아이템 색상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라 어느 기체를 타도 서로 색상만 블루, 레드로 다르게 설정되어 있을 뿐 차이가 없었지만, 'STRIKERS 1945'에 와서 기체마다 고유의 특색을 갖게 되었다. 마치 RPG 게임에서 직업을 선택하고 직업에 맞게 캐릭터를 육성하듯이 'STRIKERS 1945'게임에서도 자신이 선택한 기체를 끝까지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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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막을 회피하는 것이 이 게임의 묘미] |
게임의 난이도는 웬만한 슈팅 게임 유저라면 원 코인으로 2~3 Stage는 기본으로 갈 수 있을 정도의 난이도이다. 1 Stage 도 클리어 하지 못 할 정도라면 조금 어려울 수 있지만, 대부분은 1~2 Stage 정도는 무난히 클리어 했던 것 같다. 물론 뒤로 갈수록 엄청 어려워진다.</p> <p>■ 필자의 잡소리
최근 게임 회사 이름처럼 왕 같이 구는 모 회사에서 '캔디'라는 상표를 등록했다고 한다. 각 게임계에서 쓴 소리가 쏟아져 나왔지만, 뭐 업계 종사자들이나 관심을 갖는 내용인 듯하다. 게임 업계 종사자 범주에 속하지 않는 다른 부류의 모임에서는 그런 일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고 있다고 해도 그게 왜 문제가 되고 무엇이 이상한 건지 관심도 없다.</p> <p>캔디에 이어 '사가'라는 단어도 등록한다고 하는데, 유년 시절에 '로맨싱 사가'를 즐기던 필자의 입장에서는 아전인수도 적반하장도 도를 지나치게 넘는 듯하다.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줄 알고 호이가 계속되면 둘리인줄 안다더니 정말 갈수록 가관(可觀)이라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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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식이 오냐오냐 해줬더니..] |
필자도 이번 사태를 눈 여겨 보면서 이 참에 '1941'부터 '1945'까지 단어를 상표로 등록해 볼까 하는 생각도 해봤다. 그렇게 되면 이제부터 '2차 세계 대전'을 소재로 한 게임들은 게임 이름 뒤에 연도(年度) 못 붙인다!</p> <p>한경닷컴 게임톡 큐씨보이 기자 gamecus.ceo@gmail.co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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