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해 탓에 수입과일 가격 들썩…저렴한 국산과일 '인기'

입력 2014-02-10 08:57  

냉해 피해로 생산량이 급감하면서 오렌지와 포도 등 수입과일 가격이 치솟고 있다. 반면 작황 호조로 가격이 저렴해진 딸기 등 국산과일의 판매량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10일 롯데마트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처음으로 무관세가 적용된 ‘칠레산 포도’ 가격의 경우 이상 기후로 인한 냉해 피해 탓에 무관세 혜택의 효과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까지 칠레산 포도의 관세율이 4.1%였던 것을 고려하면 가격이 저렴해져야 하지만 오히려 1월말(1월23일~29일 평균) 가락시장 수입포도 가격은 4만9010원으로 지난해 1월 평균 가격(4만1184원)보다 19% 가량 급등한 상태다.

롯데마트가 운영하는 회원제 창고형 할인점인 ‘빅마켓’에서 선보이고 있는 ‘칠레산 포도(1.2kg)’ 역시 지난해보다 10% 오른 1만990원에 판매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냉해 피해를 입은 ‘칠레산 포도’가 1월부터 국내에 수입되기 시작한 점을 고려하면 올해는 무관세 효과보다 냉해 피해로 인한 가격 상승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칠레산 포도뿐만 아니라 미국산 오렌지도 냉해 피해를 크게 입은 품목 중 하나다. 북미 한파로 캘리포니아 산지가 냉해 피해를 입어 수입량이 35% 감소한 탓에 ‘네이블 오렌지(18kg/상)’ 가격은 5만3728원으로 전년보다 50% 이상 폭등했다.

오렌지는 한-미 FTA 발효로 오는 3월부터 8월까지는 지난해 보다 5% 낮아진 20% 관세가 적용되는 품목이지만 이 역시 관세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냉해 피해로 주요 수입 과일의 가격이 고공 행진을 보이자 상대적으로 국산 과일이 인기를 끌며 수혜를 보고 있다. 국산 과일은 지난해 작황이 좋아 출하량이 늘어나면서 가격이 저렴하게 형성됐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에 따르면 7일 기준 ‘딸기 설향(2kg/상)’의 도매가격은 1만6804원으로 지난해 2만2635원과 비교해 27% 가량 떨어졌고 ‘배 신고(15kg/상)’는 3만9991원으로 지난해(6만2398원)보다 35% 가량 하락했다.

이 같은 가격 경쟁력에 힘입어 1월부터 2월 8일까지 매출 역시 ‘딸기’가 9.6%, ‘배’ 13.5%, ‘토마토’가 20.6% 신장하는 등 국산 과일이 인기를 끌고 있다. 같은 기간 수입 과일인 ‘오렌지’ 매출은 지난해보다 7.8% 감소했고, 대체 품목인 국산 과일인 ‘감귤’은 4.6% 증가했다.

올해는 봄 시즌 국산 과일이 조기 출하되면서 국산과일의 인기가 지속될 전망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 겨울 평균 기온은 12월 영하 0.2도, 1월 영하 1도로, 지난해 12월 영하 4.1도, 1월 영하 3.4도와 비교해 4도 가량 높은 기온을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지난해 늦가을 더위로 딸기가 제철보다 2~3주 가량 앞선 11월 초에 조기 출하된 것처럼 봄 시즌을 앞둔 국산 과일이 조기에 선보여지고 있다.

대표적인 품목으로 보통 2월 초부터 출하되는 참외가 올해는 열흘 가량 앞선 1월 중순에 첫 출하, 대형마트에서도 작년보다 보름 앞당겨진 2월 초 첫 선을 보였다.

신경환 롯데마트 과일팀장은 “올 1월부터 칠레 포도에 무관세가 적용됐음에도 냉해 피해로 수입포도 가격이 지속 상승하고 있다”며 “봄 시즌 조기 출하되는 국산 과일을 비롯해 대체 품목들을 다양하게 선보여 가격 부담을 낮출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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