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유통·패션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캐시미어 제품으로 유명한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브루넬로 쿠치넬리의 국내 독점 판매권을 인수, 올 상반기 본격적으로 전개한다. 이번 영입으로 신세계인터내셔날은 36개 해외브랜드를 전개하게 됐다.
브루넬로 쿠치넬리는 보티첼리로 잘 알려진 진서와의 계약이 만료된 후 신세계인터내셔날을 새 파트너로 맞았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브루넬로 쿠치넬리의 가격을 기존보다 평균 15∼20% 낮게 책정하며 공격적으로 영업에 나설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아크네, 로에베 등 4개 해외브랜드를 들여왔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올해도 3~4개의 추가 브랜드가 론칭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지난해 '캐몽' 돌풍을 불러온 몽클레르와 아웃도어 살로몬 등 브랜드의 영입으로 2012년 코치, 분더샵 이탈의 타격을 일정부분 만회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현대백화점 계열인 한섬 역시 고급 잡화브랜드 '지미추' 론칭을 추진하는 등 수입 패션 브랜드 영입에 발빠르게 나섰다.
2012년 국내 판권을 보유하고 있던 지방시, 셀린느를 신세계인터내셔날에 뺏겼지만, 절차부심해 컨템퍼러리 브랜드 등을 중심으로 신규 브랜드를 들이고 있다.
지난해 이로, 엘리자베스&제임스 등 4개 브랜드를 영입한 데 이어 올해도 적극적으로 브랜드 구성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올해는 더쿠플스, 벨스타프, 발렌티노 등 열개가량의 브랜드를 추가로 수입할 계획이다. 성공적으로 전개하고 있는 랑방컬렉션과 관련, 랑방스포츠도 추가로 선보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대백화점이 독점 수입권을 넘겨준 주시꾸띄르, 올라카일리 등도 우군이다.
LG패션은 지난해 들여온 스트리트브랜드 '수프림빙'을 올해 백화점에 입점시켜 고객 접점을 늘릴 계획이다. 현재 수프림빙은 자체 편집숍인 라움과 온라인에서 판매되며 테스트를 거친 상태이다. LG패션이 현재 라움을 비롯해 국내에 수입, 전개하고 있는 해외브랜드는 20개가량이다.
패션업계에서는 소득계층 상위권을 중심으로 소비심리가 일부 회복됐다는 점, 마담 브랜드 수요 이전 등으로 해외 브랜드 매출이 양호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백화점 해외유명브랜드 월간 매출은 지난해 3월부터 연말까지 꾸준히 전년 동월 대비 증가세를 보였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존점 기준 백화점 해외유명브랜드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8.7% 늘어 전 부문에서 가장 큰 성장률을 기록했다. 같은기간 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여성정장(-5.8%), 남성의류(-5.7%) 매출은 감소세를 나타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해외브랜드 수입이 신규 브랜드 론칭보다는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과 인원으로 보유 브랜드를 확충할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며 "최근에는 연령대가 높은 소비자들도 날씬한 몸매를 갖춰 컨템퍼러리 브랜드를 찾는 경향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에 향후 해외 브랜드 수입 시장은 추가적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강력한 유통망과 자금력이란 무기를 지닌 대기업 계열사로 힘이 실리고 있다는 진단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경우 단독 매장 출점 능력과 오랜 경험에서 나온 안정적인 운영 능력 등이 매력 포인트로 꼽히고 있다. 한섬 역시 현대백화점의 지원을 등에 업을 수 있다는 점, 성공적인 업력이 경쟁력이다. 올해 말부터 현대백화점 계열 프리미엄 아웃렛이 순차적으로 오픈하면서 중장기적으로 확고한 재고 유통망을 확보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다만 일각에선 최근 해외 명품 재고 부담, 해외 직접구매 및 병행수입 수요 확대에 따른 포화상태 우려 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서영화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병행수입 확대가 단기적으로 수입브랜드 전개 업체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면서도 "장기적으로는 판매가격 인하에 따른 실적 압박을 줄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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