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Story - 역대 메달 303개로 러시아·美 앞서 1위…소치서도 우승 정조준
1. 산악지형·고소득…아웃도어 스포츠 활발
2, 체계적 公교육…어린이 모두 운동 가르쳐
3, 극기의 문화…힘든 크로스컨트리 인기 1위
[ 김보라 기자 ]
‘소치는 지금 노르웨이판 겨울왕국.’
500만명이 사는 북유럽의 작은 나라 노르웨이가 2014 소치 동계올림픽을 달구고 있다. 개막 이틀째인 9일(현지시간) 노르웨이는 금메달 2개, 은메달과 동메달 각각 1개, 4개 등 총 7개 메달을 확보하며 선두로 올라섰다. 여자 스키애슬론 15㎞에 출전한 마리트 비에르옌(34)은 개인 통산 여덟 번째 메달을 목에 걸며 역대 최고령 여자 크로스컨트리 금메달 기록을 갈아치웠다. 바이애슬론 스프린트 10㎞의 올레 에이나르 비에르달렌(40)은 개인 통산 일곱 번째 금메달이자 열두 번째 메달을 목에 걸며 동계올림픽 최다 메달 보유 기록을 갖게 됐다.
역대 동계올림픽 통산 303개 메달로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노르웨이가 올해도 우승 후보로 꼽히면서 그 비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산악지형에서 야외 활동을 즐기는 노르웨이 특유의 문화, 평등한 청소년 교육 시스템, 견고한 경제성장 등이 동계스포츠 강국을 탄생시켰다고 이날 보도했다.
스칸디나비아반도 국가(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는 여름이 짧고 겨울이 길다. ‘국민 모두가 6세 이전에 스키 부츠를 신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동계 스포츠가 발달했다. 노르웨이는 그중에서도 가장 돋보인다. 스웨덴은 인구 규모가 노르웨이의 두 배에 달하지만 역대 올림픽에서 건진 메달 수는 절반도 안 되는 132개다. WSJ는 “노르웨이 도시들은 울창한 숲과 산악지형이 곳곳에 넓게 분포돼 있어 야외 활동이 일상적인 반면 스웨덴 사람들은 도시에 몰려 살며 하키, 테니스 등 실내 스포츠를 즐긴다”고 지적했다.
체계적인 공교육 시스템도 한몫했다. 노르웨이 국민의 98%는 ‘바이킹의 후예’다. 전문가들은 바이킹의 가장 중요한 덕목인 ‘평등’이라는 가치가 자연스럽게 교육에 스며들었다고 분석한다. 노르웨이 정부는 국민 모두에게 6세 이전에 기초 스포츠 교육을 실시한다. 정부가 스포츠 공교육에 쏟아붓는 돈은 연 1억4200만크로네(약 247억원)다. 이 같은 교육의 성과로 노르웨이에서 스포츠 영웅이 가장 많이 탄생한 곳은 수도 오슬로가 아닌 중부 농촌마을 트뢰넬라그 지역이다. 노르웨이 인구의 8%(약 40만명)가 사는 이 지역 출신 선수들이 역대 동계올림픽 메달의 20%를 따냈다.
‘경쟁하지 않는 문화’가 오히려 치열한 승부를 가리는 올림픽에서 빛을 발했다는 분석도 있다. 노르웨이 매체인 아프텐포스텐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노르웨이 국민이 가장 즐겨 보는 스포츠는 1위가 크로스컨트리(82%), 2위가 바이애슬론(56%)이었다. WSJ는 “역대 올림픽에서 노르웨이에 메달을 많이 안겨준 효자 종목도 크로스컨트리 바이애슬론 스피드스케이팅 등 스스로 즐기면서 자기와 싸우는 스포츠”라고 설명했다.
노르웨이의 견고한 경제성장도 동계스포츠 발전의 밑거름이 됐다. 노르웨이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10만1271달러로 룩셈부르크, 카타르에 이어 세계 3위다. 비(非)석유수출국기구(OPEC) 국가 중 가장 산유량이 많은 노르웨이의 북해유전 석유 저장량은 세계 5위, 천연가스 저장량은 세계 2위다.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올림픽 성적에 사회·경제적 지수가 큰 영향을 미친다”며 “국가경제 규모와 스키 리조트 수, 적설량 등이 올림픽 메달 사냥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분석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1. 산악지형·고소득…아웃도어 스포츠 활발
2, 체계적 公교육…어린이 모두 운동 가르쳐
3, 극기의 문화…힘든 크로스컨트리 인기 1위
[ 김보라 기자 ]
‘소치는 지금 노르웨이판 겨울왕국.’
500만명이 사는 북유럽의 작은 나라 노르웨이가 2014 소치 동계올림픽을 달구고 있다. 개막 이틀째인 9일(현지시간) 노르웨이는 금메달 2개, 은메달과 동메달 각각 1개, 4개 등 총 7개 메달을 확보하며 선두로 올라섰다. 여자 스키애슬론 15㎞에 출전한 마리트 비에르옌(34)은 개인 통산 여덟 번째 메달을 목에 걸며 역대 최고령 여자 크로스컨트리 금메달 기록을 갈아치웠다. 바이애슬론 스프린트 10㎞의 올레 에이나르 비에르달렌(40)은 개인 통산 일곱 번째 금메달이자 열두 번째 메달을 목에 걸며 동계올림픽 최다 메달 보유 기록을 갖게 됐다.
역대 동계올림픽 통산 303개 메달로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노르웨이가 올해도 우승 후보로 꼽히면서 그 비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산악지형에서 야외 활동을 즐기는 노르웨이 특유의 문화, 평등한 청소년 교육 시스템, 견고한 경제성장 등이 동계스포츠 강국을 탄생시켰다고 이날 보도했다.
스칸디나비아반도 국가(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는 여름이 짧고 겨울이 길다. ‘국민 모두가 6세 이전에 스키 부츠를 신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동계 스포츠가 발달했다. 노르웨이는 그중에서도 가장 돋보인다. 스웨덴은 인구 규모가 노르웨이의 두 배에 달하지만 역대 올림픽에서 건진 메달 수는 절반도 안 되는 132개다. WSJ는 “노르웨이 도시들은 울창한 숲과 산악지형이 곳곳에 넓게 분포돼 있어 야외 활동이 일상적인 반면 스웨덴 사람들은 도시에 몰려 살며 하키, 테니스 등 실내 스포츠를 즐긴다”고 지적했다.
체계적인 공교육 시스템도 한몫했다. 노르웨이 국민의 98%는 ‘바이킹의 후예’다. 전문가들은 바이킹의 가장 중요한 덕목인 ‘평등’이라는 가치가 자연스럽게 교육에 스며들었다고 분석한다. 노르웨이 정부는 국민 모두에게 6세 이전에 기초 스포츠 교육을 실시한다. 정부가 스포츠 공교육에 쏟아붓는 돈은 연 1억4200만크로네(약 247억원)다. 이 같은 교육의 성과로 노르웨이에서 스포츠 영웅이 가장 많이 탄생한 곳은 수도 오슬로가 아닌 중부 농촌마을 트뢰넬라그 지역이다. 노르웨이 인구의 8%(약 40만명)가 사는 이 지역 출신 선수들이 역대 동계올림픽 메달의 20%를 따냈다.
‘경쟁하지 않는 문화’가 오히려 치열한 승부를 가리는 올림픽에서 빛을 발했다는 분석도 있다. 노르웨이 매체인 아프텐포스텐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노르웨이 국민이 가장 즐겨 보는 스포츠는 1위가 크로스컨트리(82%), 2위가 바이애슬론(56%)이었다. WSJ는 “역대 올림픽에서 노르웨이에 메달을 많이 안겨준 효자 종목도 크로스컨트리 바이애슬론 스피드스케이팅 등 스스로 즐기면서 자기와 싸우는 스포츠”라고 설명했다.
노르웨이의 견고한 경제성장도 동계스포츠 발전의 밑거름이 됐다. 노르웨이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10만1271달러로 룩셈부르크, 카타르에 이어 세계 3위다. 비(非)석유수출국기구(OPEC) 국가 중 가장 산유량이 많은 노르웨이의 북해유전 석유 저장량은 세계 5위, 천연가스 저장량은 세계 2위다.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올림픽 성적에 사회·경제적 지수가 큰 영향을 미친다”며 “국가경제 규모와 스키 리조트 수, 적설량 등이 올림픽 메달 사냥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분석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