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창민 기자 ] ‘카드사 개인 정보유출’ ‘나몰래 자동이체’ ‘3000억원 사기대출’….
금융권에 연일 대형 사건·사고가 뻥뻥 터져 나오면서 주요 은행과 카드사가 곤욕을 치르고 있다. 하지만 이런 사건·사고 쓰나미에 한 번도 휩쓸리지 않은 대형 금융회사도 있다. 신한은행과 신한카드를 주요 자회사로 둔 신한금융그룹이다. 요즘 금융권에선 ‘신한의 탁월한 리스크 관리’ 덕분이라는 평가부터 ‘억세게 운 좋은 신한’이란 부러움 섞인 말까지 회자한다.
최근 터진 대출 사기는 KT 자회사인 KT ENS의 직원과 협력업체가 공모해 은행과 저축은행으로부터 3000억원을 사기 대출받은 사건이다. 하나은행과 국민은행·농협은행이 관련됐다. 재미있는 건 신한은행이 KT ENS의 주요 거래 은행 중 하나인데도 쏙 빠졌다는 점이다. 신한은행은 KT ENS에 일반·당좌 대출 등을 통해 수십억원을 빌려준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 관계자는 “KT ENS가 직접 받은 대출이 문제가 된 게 아니라, 그 직원과 협력업체들이 만든 특수목적회사(SPC)가 매출채권을 담보로 맡기고 사기 대출을 받은 것이기 때문에 신한은행과 관련이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말 우리·하나은행 등 15개 금융회사 계좌에서 자동이체를 신청하지 않은 100여명의 돈이 인출된 사건이 발생했을 때도 신한은행은 빠졌다. 정확한 이유는 알려져 있지 않지만, 몰래 자동이체를 신청한 H사의 고객 명단 중 신한은행 계좌를 갖고 있는 사람들의 리스트 자체가 없었다는 후문이다.
KB국민카드 롯데카드 NH농협카드의 개인정보유출 사건에도 업계 1위인 신한카드는 포함돼 있지 않다. 범인이 신한카드에서도 작업했지만, 강화된 내부통제 시스템 탓에 정보를 빼내는 데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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