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쓰비시중공업 나고야 로켓공장, 로켓은 위성 나르는 '택배'…우주 더 싸게 갈 R&D 한창

입력 2014-02-10 21:27   수정 2014-02-11 04:04

현장리포트

더 가볍게 만들어 원가 절감
비싼 탄소섬유플라스틱 대신 알루미늄 가공 새공법 개발
정부가 로드맵 제시 기업은 투자



[ 이미아 기자 ]
일본 제조업 중심지 나고야의 남부 항만에 인접한 미쓰비시중공업 도비시마 로켓공장. 1981년 세워진 이 공장은 겉으로만 보면 창고처럼 생긴 2층짜리 회백색 건물이다. 공장 안에 들어서니 거대한 원통형 추진체 장비들이 늘어서 있었다.

하지만 이곳은 일본 로켓개발의 심장부다. 미쓰비시중공업의 우주개발 담당부문인 방위우주도메인이 운영하는 이 공장에선 액체수소연료 로켓 ‘H2A’와 ‘H2B’ 두 가지 모델이 생산된다. 2012년 5월 발사된 한국의 다목적 실용위성 ‘아리랑 3호’가 H2A 로켓에 실려 우주로 발사됐다. 미쓰비시중공업은 지난 7일 한국 취재진에 도비시마 로켓공장의 일부를 공개했다.

○원가 절감 위해 구슬땀

1975년부터 로켓개발을 시작한 미쓰비시중공업은 2001년 H2A의 첫 제작·발사에 성공했다. 이후 현재까지 발사된 총 27기의 로켓(H2A 23기, H2B 4기) 중 단 한 기를 빼곤 모두 우주로 쏘아올렸다. 발사 성공률이 95.5%에 달한다. 로켓 부품 중 90%를 자사 및 일본 내 협력업체로부터 조달한다.

그러나 미쓰비시중공업에서 우주개발사업을 총괄하는 아사다 쇼이치로 우주사업부장(부사장)은 “일본 로켓은 다른 나라에 비해 너무 비싸 해외 수주가 안 되는 게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로켓은 위성을 우주로 실어나르는 택배와 같은 수단”이라며 “스마트폰과 위성항법장치(GPS) 사용 급증 등으로 위성의 역할은 갈수록 커지고 로켓 수요도 함께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쓰비시중공업 측에 따르면 일본의 로켓 발사 비용은 러시아보다 약 4배 비싸다. 미쓰비시중공업의 해외 수주는 한국의 아리랑 3호와 지난해 9월 캐나다 통신위성회사 텔레샛 2건뿐이었다. 미쓰비시중공업은 2020년 발사를 목표로 개발에 들어간 차세대 로켓 ‘H3(가칭)’은 원가 절감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로켓 경량화를 위해 노력중이다.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CFRP)과 같은 고가 소재의 비율은 줄이고, 알루미늄처럼 로켓 제조에 일반적으로 널리 쓰이는 재료를 새로운 공법으로 가공해 재료비 부담을 줄여가고 있다는 것이다.

○민·관 협력해야 경쟁력 확보

아사다 우주사업부장은 한국의 로켓 자체개발 성공 가능성에 대해 “현재 기술력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일본이 로켓 설계부터 제작, 발사까지 100% 자립한 배경엔 정부와 민간 기업 간의 긴밀한 교류가 있었다”고 전했다. 정부가 기업들에 우주개발의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하고 기업들은 이에 맞춰 투자 계획을 세우면 한국도 우주사업에서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란 설명이다.

미쓰비시중공업은 로켓 사업 매출 비중이 2%에 불과하지만 핵심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나라 도키오 우주사업부 홍보팀장은 “우주개발 참여를 통한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 제고의 가치는 돈으로는 환산 불가능하다”며 “세계 각국의 정부와 대기업들이 관련 시장에 뛰어드는 것도 결국엔 글로벌 무대에서 영향력을 높이기 위한 취지일 것”이라고 전했다.

나고야=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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