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애플에 렌즈 납품
세코닉스, 주력상품 車로 확대
이익 안정성 높아져 올 11%↑
특허 앞세워 中시장서 선전
코스맥스·네츄럴엔도텍도 강세
리바트·쌍용양회 등 건자재株
건설주 부진 딛고 고공행진
[ 김동욱 / 강지연 기자 ]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이 관객 수 800만명에 육박할 정도로 인기다. 과거 디즈니 만화영화의 공주들이 ‘백마 탄 왕자’에 의존하는 인물이었다면 겨울왕국의 주인공 엘사공주는 “더 이상 왕자님은 필요없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독립적인 캐릭터다. 때마침 증권가에선 제품 경쟁력 강화와 납품처 다각화 등으로 대기업의 ‘우산’에서 벗어나 스스로 길을 찾아가고 있는 우량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주 강세가 예사롭지 않다. 증시에서 ‘왕자님의 도움’을 더 이상 필요로 하지 않는 ‘렛잇고(Let it go)’ 종목들을 살펴본다.
○다각화로 위기 극복한 부품주
10일 코스닥시장에서 카메라 렌즈 등을 생산하는 세코닉스는 4.53% 상승한 2만7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세코닉스는 올 들어 16.39%, 이달 들어 2.78% 오를 정도로 강세 기조가 뚜렷하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애플 등을 납품처로 삼고 있는 대다수 스마트폰 부품업체가 스마트폰 시장 성장성 둔화와 휴대폰 세트업체 실적악화로 주가가 뭇매를 맞았지만 세코닉스는 사정이 다르다. 스마트폰에 이어 자동차용 스마트카 부품으로 주력상품 범위를 넓혔고, 중국시장 등으로 판매처를 확대했기 때문이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스몰캡팀장은 “세코닉스는 작년 4분기 자동차용 렌즈 매출 비중이 20%를 넘어설 정도로 스마트폰 의존도를 줄이면서 이익 안정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중국·인도·폴란드 등에 생산기지를 구축한 자동차 부품업체 코리아에프티도 지지부진한 박스권 장세 속에서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도 0.19% 상승했고, 올 들어선 2.10% 올랐다. 김동하 교보증권 연구원은 “코리아에프티는 해외법인 생산 증가로 현대차 해외생산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게 강점”이라고 했다.
○환골탈태 ‘OEM주’
과거 독자적인 브랜드가 없어 대기업 의존도가 높았던 OEM주 중에서도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증시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종목이 늘고 있다. 로레알그룹을 비롯해 다수의 해외 유명 브랜드 제품을 제조해 온 화장품 업체 코스맥스는 올 들어 주가가 21.29% 뛰었다. 중국시장 성장성을 높이 산 외국인 투자자금이 몰리면서 이달 들어서도 10.22% 오르는 강세다. 한국콜마도 올해 8.79%, 이달 4.21% 상승했다. 올 들어 코스피지수가 4.38% 하락했고, 2월에만 0.92% 빠진 것을 감안하면 두드러지는 성장세다.
전체 매출의 21%가량을 중국 등의 건강식품 OEM이 차지하는 네츄럴엔도텍도 작년 말부터 주가가 초강세다. 홈쇼핑을 통해 판매하고 있는 여성 갱년기 치료제 ‘백수오궁’이 인기를 끌면서 실적이 개선되고 앞으로의 성장성도 높게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네츄럴엔도텍은 지난달 15일 1 대 1 무상증자를 시행한 이후에도 15거래일간 21% 상승했다.
○건설주 고난 모르는 건자재주
과거에는 건설주와 건자재주가 운명공동체였지만 최근 들어선 주가가 따로 놀고 있다. GS건설 등 대형 건설주가 연일 급락을 면치 못하는 반면 쌍용양회, 한일시멘트 등 시멘트주와 KCC, 리바트, LG하우시스 같은 건자재주는 고공행진을 펼치고 있다. 쌍용양회는 올 들어 20.29% 올랐고, 한일시멘트는 13.53% 상승했다. KCC와 리바트, LG하우시스도 신흥국 불안과 건설주 폭락이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올해 5~10%대 상승률을 보였다.
강승민 NH농협증권 연구원은 “올해 주택 거래가 늘 것이란 예상이 많아지면서 리모델링 수혜가 기대되는 인테리어, 건축자재 업종이 건설주 불황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동욱/강지연 기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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