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원에서 오너까지…'STX 신화' 강덕수 회장 13년만에 퇴장

입력 2014-02-11 14:58   수정 2014-02-11 15:04

㈜STX가 11일 서충일 고문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하면서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이 13년 만에 경영 일선에서 완전히 퇴장했다. 평범한 샐러리맨으로 시작해 '인수합병(M&A)의 귀재'로 불리며 승승장구한 강 회장의 성공신화도 멈춰섰다.

지난해 7월 채권단 압박 속에 STX팬오션 대표에서 물러난 뒤 9월에는 STX조선해양, 11월 STX중공업의 대표 자리에서도 내려왔다. 이날 이사회의 결정으로 ㈜STX 경영에서도 손을 떼게 됐다. 남은 직함은 STX엔진 이사회 의장과 STX장학재단 이사장이다.

강 회장은 1973년 쌍용양회에 사원으로 입사했다. 외환위기의 여파로 외국 자본에 넘어갔던 쌍용중공업이 매물로 나오자 CFO(최고재무책임자)로서 쌍용중공업을 인수했다. 사재 20억 원을 털고 펀드를 끌어들여 STX그룹을 세웠다.

이어 범양상선(현 STX팬오션)과 산단에너지(현 STX에너지), 대동조선(현 STX조선해양)을 잇따라 M&A했다. STX 그룹은 10년만에 재계 서열 13위로 성장했다. 그룹 설립 첫해인 2001년 5000억 원에도 못 미쳤던 매출은 2012년에는 18조 8000억원까지 불어났다.

그러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해운업 위축이 조선업에까지 여파가 밀려오면서 그룹 전체가 유동성 위기를 빠졌다. 지난해 3월 STX팬오션 공개매각을 추진 과정에서 추가 부실이 드러났다.

이어 핵심 계열사인 STX조선해양이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 개선)에 버금가는 채권단 자율협약 체제로 전환됐고 STX건설은 법정관리를 받게 됐다. STX중공업과 STX엔진도 뒤따라 자율협약 체제 속에 편입됐다. STX팬오션마저 법정관리에 들어가며 그룹 전체가 와해하는 현상이 도미노처럼 이어졌다.

강 회장 퇴진으로 STX그룹 해체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위기에 빠진 회사를 구하려고 여러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금 지원을 요청하러 은행과 여러 금융기관을 찾아 지원을 호소했고, 시가 100억원 상당의 서초동 아파트도 내놨다.

강 회장은 앞으로 STX장학재단 등이 있는 서울 강남 도곡동 STX사옥으로 출근해 업무를 볼 예정이다.

STX 내부에서는 강 회장의 퇴진을 안타깝게 바라보면서도 이날 새로 들어서는 서 신임 대표 체제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한경닷컴 산업경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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