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그룹 윤석금 회장은 이날 법원의 회생절차 종결 결정 직후 웅진그룹을 통해 "앞으로 더욱 열심히 뛰어서 그룹의 재도약을 이끄는 것이 채권단과 임직원, 사회에 대한 도리라고 생각한다"며 "주어진 책임과 역할을 마다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웅진홀딩스 관계자는 "그룹 내 창업자인 윤 회장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를 갖고 있다"며 경영 복귀를 기정사실화했다. 윤 회장은 법정관리 신청 당시 채권단의 반대와 악화된 여론 때문에 웅진홀딩스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면서 법정관리인으로 선임되지 못했다. 신광수 웅진홀딩스 대표이사가 단독으로 관리인에 선임돼 회생절차를 진행했고, 윤 회장은 법정관리 기간에는 경영 전면에 나서지 않았다.
윤 회장은 그러나 회생절차가 궤도에 오른 뒤 웅진홀딩스 본사로 거의 매일 출근하면서 그룹 경영을 배후에서 직접 챙겨온 것으로 알려졌다. 회생계획에 따른 사재출연 등으로 웅진홀딩스를 비롯한 계열사에서 직접 보유한 지분은 없다. 법정관리 신청 전 웅진홀딩스 보유 지분이 70%가 넘었으나 두 차례 감자를 거친 뒤 6.95%로 줄어든 지분을 지난해 말 두 아들에게 넘겼기 때문이다.
현재 웅진홀딩스 지분은 장남인 형덕씨가 12.52%, 차남인 새봄씨가 12.48%로 총 25%를 갖고 있다.
윤 회장은 두 아들이 보유한 지분을 근거로 경영권을 유지하게 된다. 형덕씨는 웅진씽크빅 신사업기획실장으로, 새봄씨는 매각 절차를 진행 중인 웅진케미칼 경영기획실장으로 있다. 두 아들은 사업 영역을 나눠 맡아 윤 회장을 보좌할 것으로 보인다.
윤 회장은 도서 영업사원으로 시작해 30여년 만에 재계 서열 30위대의 그룹을 키워낸 입지전적 인물이다. 웅진그룹은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을 팔던 윤 회장이 1980년 자본금 7000만원과 직원 7명으로 세운 웅진출판(현 웅진씽크빅)이 모태가 됐다.
윤 회장은 책 방문판매에서 얻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1988년 웅진식품, 1989년 웅진코웨이를 세우며 성장가도를 달렸다. 1997년 IMF 외환위기로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신제품 개발과 경영혁신으로 버텨냈다. 사업 확장을 꿈꾸던 윤 회장은 태양광 사업으로 눈을 돌려 2006년 웅진에너지, 2008년 웅진폴리실리콘을 설립했다.
2007년에는 극동건설, 2008년 새한(현 웅진케미칼), 2010년 서울저축은행을 사들이며 건설·화학·금융 분야로까지 발을 뻗었다. 그 결과 웅진그룹은 2011년 총자산 규모 8조8000억원, 매출액 6조1500억원에 직원수는 4만5000명으로 재계 32위로 올라섰다.
그러나 거칠 것 없이 질주하던 웅진그룹은 사활을 걸고 추진한 태양광사업의 부진과 건설경기 침체에 발목이 잡혔다. 2012년 초 그룹의 캐시카우(현금창출원) 역할을 해온 웅진코웨이 매각을 승부수로 던졌으나 이 역시 순탄치 않았다. 6600억원에 인수해 4400억원을 쏟아붓고도 경영난에 빠진 극동건설도 치명타가 됐다. 결국 지난해 9월 150억원의 어음을 막지 못해 부도를 낸 극동건설과 함께 웅진홀딩스는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한경닷컴 산업경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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