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빙속 500m 2연패 이상화(李相花)의 '理想花' '異常化' '二上華'

입력 2014-02-12 11:14   수정 2014-02-12 14:32


팬이 지어준 별명 ‘꿀벅지’ (Ggul Beok Ji)를 소치올림픽의 홈페이지 프로필에 당당하게 공개한 ‘‘빙속 여제’ 이상화 선수가 2014년 2월 11일 늦은 밤 대한민국에 “역시나”를 외치게 했습니다.

이상화는 러시아 소치의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이날 열린 2014 소치 동계올림픽 나흘째 경기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두 차례 ‘금빛 찬란한 질주 (골드 러닝)’를 선보였습니다.

1차 레이스에서 37초42로 1위, 2차 레이스에서 37초28로 마찬가지 톱 성적. 합계 기록 74초 70 (1분14초70)은 압도적 수위. 이날 이상화가 낸 합계 속도는 12년 만에 갈아치운 올림픽 신기록입니다.

그는 2010년 밴쿠버 올림픽에 이어 두 번째로 올림픽 시상대의 가장 높은 곳에 올라 골드 러닝의 대가인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이상화의 이날 금메달 획득은 나흘 동안 이번 올림픽에서 메달 소식이 없던 한국 빙상 대표팀에 ‘가뭄에 단비’가 되었습니다.

1989년 생이며 허벅지 둘레가 영화배우 비비안리의 허리 둘레와 같은 23인치 (약 60cm)에 이르고 165cm의 키를 가진 이상화의 이름은 한자론 서로 상(相) 꽃 화(花)입니다. 그의 이름 한자를 살짝 바꾸어 올림픽에서 이날 낸 성적을 풀었습니다.

★‘理想花’ 이상화 = 올림픽은 전 세계 각국 대표선수가 참가하는 꿈의 무대로 불립니다. 그리고 이들은 이 곳에서 경기를 벌여 이상 (理想)의 자리에 올라서고 싶어 합니다. 이상화는 이번 소치 동계 올림픽 최단거리 종목 500m에서 이 같은 ‘이상의 꽃’을 활짝 피웠습니다.

그것도 2010년 밴쿠버 동계 올림픽에 이어 연속으로 말이지요. 겨울 올림픽 500m에서 2연패를 달성한 것은 남녀를 통틀어서도 아시아 선수로서는 처음 입니다.

이 종목에서 2연패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전 세계로 눈을 넓혀도 단 2명에 불과하고요. 미국의 보니 블레어 (1988년-1992년-1994년 3연패)와 캐나다의 카트리나 르메이돈 (1998년-2002년).

★‘異常化’ 이상화 = 이상화는 이날 500m 레이스에서 경쟁 선수들과 그동안 ‘항상 (常) 보여주던 차원 다른’ (다를 異)’ 역주를 선보였습니다. 그가 이날 기록한 합계 성적은 74초70은 “압도적”이란 말 밖에는 달리 할 게 없다는 평가가 일반적 입니다.

36명이 출전한 이날 경기에서 그는 74초대를 끊은 유일한 선수로 꼽힙니다. 2위에 오른 러시아의 올가 팟쿨리나 (75초06) 보다 무려 0.36초나 앞섰습니다. 2위와 역대 최다 시간차로 우승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3위 동메달은 이번 대회 스피드 스케이팅에서 강자로 급부상한 네덜란드의 마르곳 부르 (75초48)가 차지했지요.

특히 이상화가 이날 세운 74초70은 카트리나 르메이돈이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에서 우승할 때 세운 종전 올림픽 기록 (74초75)을 12년 만에 0.05초 앞당긴 겁니다. 때문에 이상화가 이날 남긴 성적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까지 최소한 4년은 기록으서 남게 됐습니다.

외신들은 이상화의 ‘광속’ 스피드에 대해 “어나드 레벨 (another level)“이라고 높은 평가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또 어떤 언론은 ”빙속의 우샤인 볼트”라는 별명을 짓기도 했고요.

★‘二上華’ 이상화 =이상화는 이 같은 금빛 찬란한 기록을 통해 겨울올림픽에서 두 차례나 시상대의 가장 높은 곳에서 화려한 자태를 뽐냈습니다. 힘든 훈련 과정을 모두 이겨내고 대한민국에 힘을 준 이상화 선수에게 무한신뢰의 박수를 보냅니다. 평창에서 3연패의 위업도 달성해 주길 기대합니다.

한경닷컴 뉴스국 윤진식 편집위원 jsy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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