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도어 대공세, 아동복·생활 캐주얼 시장까지 넘본다

입력 2014-02-12 14:04  

[ 오정민 기자 ]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야금야금 영역을 넓히고 있다. 기능성을 무기로 골프와 스키를 비롯한 일반 스포츠복과 아동복, 생활 캐주얼 라인까지 확대에 나섰다.

12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국내 아웃도어 브랜드의 약 70%가 키즈 라인을 출시한 상태다. 특히 지난해 '아빠 어디가' 등 예능프로그램과 함께 아웃도어 아동복 수요가 확대되면서 브랜드들이 빠르게 관련 제품을 내놨다.

아웃도어 업계 1위인 노스페이스의 노스페이스키즈는 성인용 매장 숍인숍 방식으로 총 230여 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블랙야크키즈의 경우 업계 최초 단독숍 개장 등 숍인숍을 포함해 10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아직 시작하지 않은 신규 브랜드들도 속속 준비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브랜드를 론칭한 센터폴은 올해 하반기 키즈라인을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블랙야크는 지난해 수입 브랜드 '마운틴 포스'로 스키복 업계에 신규 진입했다. 이 밖에도 노스페이스, 컬럼비아, K2, 빈폴 아웃도어 등이 지난 겨울 스키복 시장에서 판촉을 펼쳤다.

골프의 경우 K2코리아가 올 가을 '와이드앵글(W.Angle)'을 출범시키며 골프 시장에 진입한다.

아울러 노스페이스는 기능성 캐주얼복군인 화이트라벨 라인이 단독 매장을 늘려가며 백화점 여성복 매장 영역에 침입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오는 13일에 인천점 지하 1층 캐주얼 브랜드를 모아놓은 패션스트리트 구역에 노스페이스 화이트라벨 단독 매장을 연다. 앞서 지난해 10월에도 본점 스트리트캐주얼 브랜드를 모아놓은 5층에 단독 매장을 개설한 바 있다.

이 같이 아웃도어 업체들의 타복종 진입은 아웃도어 시장 포화로 추가적인 성장을 위한 새 먹거리 찾기의 일환이다. 국내 아웃도어 시장은 매출 성장 기조를 이어가고 있지만 신규 업체 등장과 해외직접구매 등에 따른 마진 약화가 우려되고 있다.

활동영역 다양화에 힘입어 아웃도어 업체들의 매출 성장 기조는 지속될 전망이다. 아웃도어 전문브랜드 노스페이스, K2, 블랙야크 등 3개 업체의 매출 성장률은 지난해 25.48%를 기록하며 양호했다. 삼성패션연구소에선 올해 국내 아웃도어 시장 규모를 전년 6조9000억원 대비 16% 증가한 약 8조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한편 시장을 침범당한 기존 업체들은 긴장하고 있다. 불황 여파와 제조·직매형 의류(패스트패션·SPA) 활황 등으로 업황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아웃도어의 공세가 추가적인 위협요인이기 때문이다.

골프복을 생산하고 있는 한 패션업체 관계자는 "아웃도어 업체들이 뛰어난 기능성을 갖추고 있다는 이미지와 상대적으로 젊은 세대들에게 전문 골프 브랜드보다 친숙하다는 점에서 위협적"이라며 "뚜껑을 열어봐야 하겠지만 올 한 해도 쉽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 지난해 골프복 업계에선 여섯개의 브랜드가 사라졌다. 케이앤에프지가 부도나면서 KYJ골프, 라일앤스코트가 문을 닫았고, 잔디로골프도 브리조의 부도로 접었다. 앙드레김골프, 벤호건, 트래비스도 중단됐다.

아웃도어 업계 관계자는 "아웃도어 상위 브랜드들이 대규모 마케팅비 투입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그동안 꾸준히 구축한 상황"이라며 "브랜드력을 바탕으로 해외시장 진출 뿐만 아니라 국내시장에서의 영역 확대 기조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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