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현진 / 김진수 기자 ] 주택거래가 늘면서 집값도 강세로 돌아섰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계속됐던 하락세가 작년 하반기 이후 미미하지만 상승 반전된 모습이다. 주택가격 시황을 집계하는 주요 부동산 정보업체들의 통계에서 강보합세가 유지되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03% 오르며 4주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월별로 지난달 서울(0.05%)과 수도권(0.02%) 매매가격이 모두 상승세를 보였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주택 매매가는 서울이 0.02% 오른 것을 비롯해 전국 평균 0.11% 상승했다. 한국감정원도 지난달 전국 주택 매매가격은 작년 12월보다 0.24% 오르는 등 올 들어 상승 기대감이 나타나고 있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팀장은 “거래가 뒷받침된다면 하락 국면은 벗어났다고 볼 수 있다”며 “강남 재건축과 강북 중소형에 대한 관심이 수도권 지역으로 확산되는지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2년간 고공행진이 이어지고 있는 전셋값과 취득세 영구 인하 등 정부의 주택시장 정상화대책이 맞물리면서 매수세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특히 지난해 말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등 부동산시장의 핵심 규제들이 대부분 풀리면서 부동산 투자심리가 호전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부동산중개협회 관계자는 “올 들어 실수요자들을 중심으로 ‘이제는 살 때’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의 경우 주택거래가 작년 말에 이어 지난달에도 증가세를 보였다. 부동산업계가 우려했던 ‘거래절벽’이 사라졌다. 지난달 서울 거래량은 4823건으로 ‘거래 후 60일 이내 등록’을 감안해도 지난해 1월(1134건)보다 크게 늘었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주택시장에 깊게 드리워졌던 ‘집값 하락 심리’가 상당 부분 옅어지고 있는 게 거래 증가의 원인이라고 풀이했다.
겨울철 비수기에 미분양이 팔리고 있는 점도 시장 회복의 청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김포 남양주 용인 수원 등 수도권 전역에서 고르게 미분양이 해소되는 분위기다. 분양마케팅업체인 삼일산업의 이병옥 상무는 “미분양 매각이 속도를 내자 호반건설 중흥건설 등 일부 건설사들이 택지지구 주택용지 매수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무주택 서민을 위한 저리 대출도 빠르게 늘고 있다. 각종 정책 모기지를 통합해 내놓은 통합 상품(내집마련 디딤돌 대출)의 지난달 대출 실적이 3957억원으로 작년 동기(1476억원)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이 83.1%로 상승세를 이어간 데 이어 서울 강남구, 경기 분당 등 수도권 집값 상승의 진원지였던 ‘버블세븐 지역’의 낙찰가율이 2년여 만에 80%를 웃돈 것도 향후 주택가격 상승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다는 게 경매업계의 해석이다.
이현진/김진수 기자 ap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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