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등기업 일등상품] 동서식품'카누', 커피전문점 같은 고급스런 맛…인스턴트 커피의 간편함에 담아

[ 임현우 기자 ] 동서식품 ‘카누’는 갈수록 고급화하는 커피 소비자의 수요를 정확하게 잡아내 큰 성공을 거둔 히트상품으로 꼽힌다.

카누라는 이름은 카페(cafe)와 새로움을 뜻하는 뉴(new)를 합친 것으로, 커피전문점과 같은 에스프레소 추출법으로 뽑아낸 커피를 그대로 냉동 건조한 커피 파우더에 잘게 분쇄한 커피를 코팅한 프리미엄급 제품이다. 인스턴트 커피의 간편함과 커피전문점 수준의 고급스러운 맛을 합리적인 가격에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커피를 작은 종이컵에 많이 마시는 국내 소비자들의 특성을 감안해 소포장 ‘카누 미니’를 내놓는 등 섬세한 마케팅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동서식품은 최근 단행된 리스테이지(제품 새단장)를 통해 카누의 맛을 더 끌어올렸고, 이를 계기로 올해도 지난해보다 두 자릿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른바 APEX(advanced prime extraction) 공법을 도입, 원두를 종전 방식보다 짧은 시간과 낮은 온도로 추출한 점이 특징이다. 좋은 원두를 최상의 조건에서 볶음으로써 아로마풍의 향을 강화하고, 마시는 느낌은 더 부드러우면서 뒷맛의 여운은 깊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카누의 성공 비밀 중 하나는 커피의 맛을 결정짓는 ‘황금비율’로 통하는 95 대 5 비율에 있다. 95%는 인스턴트 커피 파우더를, 5%는 갈지 않은 미분쇄 원두가루로 채웠다는 뜻이다. 에스프레소 추출 방식으로 뽑아낸 커피액을 동결건조한 95%의 커피 파우더가 진한 맛을 만들어낸다면 나머지 5%의 원두가루는 깊고 은은한 커피의 풍미를 살리는 역할을 한다.

언뜻 생각하면 미분쇄 원두가 5%밖에 들어있지 않다는 데 실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다양한 소비자 시장조사를 통해 찾아낸 ‘최적의 비율’이라고 동서식품은 강조한다. 커피 전문가들에 따르면 원두가루를 무조건 많이 넣는다고 해서 커피 맛이 좋아지지 않을 뿐더러, 복잡한 가공 공정을 거치는 커피 파우더의 생산원가가 원두가루에 비해 훨씬 높다. 동서식품은 원가 상승을 감수하고라도 커피의 맛과 향을 최적으로 이끌어 내는 95 대 5의 황금비율을 선택해 카누에 적용했다고 설명한다.

동서식품은 2011년 10월 카누를 첫 출시한 이후 적극적인 체험 마케팅을 벌여왔다. 서울 가로수길, 부산 광복로 등에 팝업 스토어(단기간 운영하는 임시 매장)를 설치해 카누의 맛과 향을 소비자가 직접 체험하게 한 것. 최상인 동서식품 마케팅팀장은 “카누는 동서식품만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소비자들이 합리적인 가격에 고품질의 커피를 즐길 수 있도록 만든 야심작”이라고 소개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