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1조 클럽' 한샘…글로벌 가구업체 꿈꾼다

입력 2014-02-14 07:07  

Cover Story - 한샘

직접 제조 비중 줄이고 직매장 등 유통부문 강화
"모든 부문서 1등 목표"…부엌가구부터 건자재까지 분야별 맞춤 전략
올 하반기 한국진출 이케아와 승부에 총력



[ 김희경 기자 ]
2008년 10조원 규모였던 국내 가구시장은 지난해 7조원으로 쪼그라들었다. ‘가구공룡’으로 불리는 스웨덴 가구업체 이케아가 오는 11월 말께 국내에 진출한다. 가구업계의 시름은 깊어만 가고 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사상 최고 실적을 내는 기업이 있다. 국내 가구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한샘’이다. 국내 가구업계에서는 처음으로 지난해 매출 1조원 클럽에 가입했다. ‘한샘이라면 이케아와 충분히 싸워볼 만하다’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한발 앞선 과감한 변신

한샘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7832억원) 대비 28.5% 늘어난 1조60억원(연결기준)을 기록했다고 지난 6일 공시했다. 영업이익도 68.1% 증가한 794억원에 달했다.

1970년 설립된 한샘은 과감한 변신을 거듭해왔다. 부엌가구 전문업체로 출발한 한샘은 입식부엌 개념이 도입되던 초기에 현대식 부엌가구 사업을 시작했다. 외환위기가 터진 1997년 이후에는 침실, 거실 등 주택 내 여러 공간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면서 인테리어 가구 부문에서도 1위 자리에 올랐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7~2008년에는 한샘의 성장도 정체됐다. 아파트 분양이 줄어들자 건설사에 납품하는 부엌가구 판매가 부진했다. 하지만 2009년 이후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사업이 성공하면서 실적이 개선됐다. 건설사 대상 판매 비중은 2008년 68%에 달했지만 지난해엔 11%에 머물렀다. 덕분에 건설경기가 장기간 침체됐는데도 매출을 꾸준히 늘릴 수 있었다.

유통업체로 변신한 것도 큰 영향을 미쳤다. 한샘은 2000년 이후 직접제조 비중을 줄이고 유통 부문을 강화했다. 한샘이 판매하는 가구 중 직접 제조하는 비중은 25%에 불과하다. 아이템을 늘리고 사업 규모를 키우기 위해선 모든 제품을 제조하는 것보다 유통업체로 전환하는 게 필수라는 판단에서다. 제품 디자인은 직접 하지만 생산은 중소기업에 맡기고 있다.

김동성 한샘 홍보팀장은 “경쟁력이 있는 하청업체들을 발굴하고 이들을 적극 육성한 것이 한샘의 경쟁력으로 이어졌다”며 “철저한 관리시스템을 구축하고 품질 개선 등을 꾸준히 해온 결과 유통업체로서 위상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맞춤 전략으로 선두 나서겠다”

한샘은 각 분야에서 1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엌가구에서부터 책장, 수납장 등은 물론 매트리스, 건자재 부문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분야별 맞춤 전략을 펼치고 있다. 모든 부문에서 1등이 되지 않으면 글로벌 업체가 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부엌가구 시장에선 ‘투트랙’ 전략으로 접근하고 있다. 중저가 부엌가구 ‘ik(인테리어 키친)’와 고급 부엌가구 ‘키친바흐’ 마케팅을 동시에 강화해 모든 고객층을 사로잡겠다는 구상이다. ik 부문에선 인테리어 업체와 적극 제휴해 지난해 1450억원(예상치)의 매출을 올렸다. 키친바흐는 고객층을 다변화하기 위해 50~70평형대 가구뿐만 아니라 40평형대에 시공할 수 있는 ‘바흐화이트’도 선보이고 있다. 판매량은 매달 평균 500세트에 달하며 올해 상반기엔 1000세트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매트리스 분야에선 가격 경쟁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2011년 출시한 한샘의 매트리스 ‘컴포트아이’는 타사 대비 20%가량 저렴하다. 이 제품은 2012년까지 매달 평균 2000개가량 판매됐지만 최근엔 세 배 가까이 늘어나 5500여개가 팔리고 있다. 이를 통해 국내 매트리스 시장에서 3위로 올라섰다. 1위인 에이스침대(월평균 1만5000여개 판매)와 2위 시몬스(8000여개)에는 못 미치지만 후발주자로는 발빠른 추격이다. 김광춘 INT상품기획실 이사는 “최신식 설비를 들여와 스프링 품질을 강화하면서 가격은 저렴하게 내놔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올해 상반기엔 8000여개 판매량을 달성하고 업계 2위로 올라설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 밖에 한샘은 욕실, 바닥재, 창호 등 다양한 분야에 진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케아도 두렵지 않다

이케아는 올 하반기 경기 광명시에 매장을 내는 것을 시작으로 경기 고양시, 서울 강동지역 등에 출점을 준비 중이다. 한샘은 저렴한 가격을 내세운 이케아에 맞설 계획이다. 제조 부문에서 자동화와 표준화로 제조원가를 줄였고, 구매 부문에선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경쟁력 있는 납품업체를 발굴했다. 이를 통해 지난해 200억원의 원가를 절감했다.

대형 직매장을 중심으로 유통망도 강화하고 있다. 한샘은 서울 논현동, 방배동, 성남시 분당, 부산 해운대 센텀시티에 대형 직매장을 두고 운영하고 있다. 김동성 홍보팀장은 “이케아가 도심에서 1시간 거리의 교외에 5000평 규모의 창고형으로 운영할 예정이라면 한샘은 규모는 2500평이지만 접근성이 뛰어난 곳에 매장을 내고 있다”며 “차별화 전략과 다양한 서비스로 더 큰 성장의 기회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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