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원, 금융시장서 자금 확보 나섰다

입력 2014-02-14 07:46   수정 2014-02-14 17:38

[ 강지연 기자 ] 동아원이 자금 모으기에 팔을 걷어붙였다. 동아원은 최근 단기 차입금 확대, 최대주주인 한국제분의 주식 매입, 이희상 회장의 주식담보대출등을 통해 300억 원 이상을 끌어모았다. 금융투자업계는 동아원의 유동성 확보 배경에 주목하고 있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동아원은 지난해 10월부터 올 2월까지 총 319억 원의 자금을 끌어모았다.
이 회사는 지난 10월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200억 원의 단기 차입금 확대를 결정했다. 자기자본의 11%에 해당하는 액수로 전체 단기 차입금은 1027억6000만 원으로 늘어났다.

곧이어 이희상 동아원그룹 회장은 세 차례에 걸쳐 538만8110주에 대한 주식담보대출 계약을 맺었다. 이 회장이 담보로 설정한 주식은 보유 주식(536만1571주)의 99.9%에 달한다. 통상 담보주식 가치의 60~70% 선에서 대출하는 것으로 미뤄볼 때 차입금 규모는 114억 원(전날 종가 기준) 선으로 추정된다.

최대주주인 한국제분은 이달 4일 시간외매매 거래를 통해 동아원 주식 15만 주를 사들였다. 4억5600만 원 규모다. 동아원의 자금 마련을 돕기 위해 시간외매매 거래로 주식을 매입했다는 게 한국제분 측의 설명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선 동아원의 자금 마련이 계열사 부실과 연관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동아원은 제분과 사료를 제조·판매하는 업체다. 지난해 3분기 매출은 국내외 경기 부진에도 전년 동기 보다 소폭 증가한 4511억 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계열사들의 실적 부진으로 15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계열사들의 실적이 악화되자 동아원은 2428억 원의 계열사 채무보증에 나섰다. 현재 동아원의 채무보증을 받고 있는 곳은 동아푸드, 나라셀라 등 계열사 13곳이다.

지난해 동아원은 계열사에 대한 지원 부담으로 '부정적' 신용등급 전망을 받기도 했다. 지난 7월 나이스신용평가는 동아원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김혜미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계열사들의 부진으로 동아원의 실적이 좋지 않고 계열사에 대한 채무보증 규모도 크다" 며 "이번 유동성 확보는 계열사 부진 문제와 연관돼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아원의 자금 확보가 전두환 전두환 대통령 일가의 추징금 납부와 무관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회장은 전 전 대통령의 삼남 재만 씨의 장인이다. 전두환 일가의 미납 추징금 1672억 원 중 이 회장이 약속한 납부 금액은 275억 원. 이 회장은 현재 150억 원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동아원 관계자는 "이 회장이 세 차례 주식담보대출을 받은 것을 두고 전두환 일가의 추징금 납부와 관련돼 있을 것이란 이야기가 나왔다" 면서도 "개인적인 대출이라 사용처까지 알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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