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시장 '빅뱅' 인터뷰①]권혁모 미니스톱 관리이사 "편의점·대형마트·SSM 구분 사라질 것"

입력 2014-02-14 13:53  


[ 노정동 기자 ] CU(보광)와 GS25(GS), 세븐일레븐(롯데 계열), 미니스톱 등 4곳이 치열한 영토 전쟁을 벌이고 있는 사이 대형마트를 운영 중인 신세계 이마트와 홈플러스까지 가세, 국내 편의점 시장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빅뱅'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여기에 이달부터 발효된 개정 가맹사업법 시행령 탓에 수많은 가맹점주들은 '우왕좌왕'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편의점=24시간 영업'이란 공식에 또렷한 금이 갔기 때문이다.

권혁모(56·사진) 한국 미니스톱 관리이사는 13일 서울 방배동 미니스톱 본사에서 진행된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국내 편의점도 대형마트처럼 상품범위의 확대라는 방향성을 갖게 될 것"이라며 "신선식품 등 그동안 편의점에서 다루지 않았던 품목을 가장 빨리 안착시키는 업체가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권 이사는 일본 유학 중 1992년 일본 미니스톱에 입사해 영업관리, 지역점포개발 등 현장에서 다년간의 경험을 쌓았다. 1998년 외환위기 때 한국 미니스톱으로 발령받은 이후 이곳에서만 상품부장, 마케팅실장, 경영관리본부장 등을 거쳐 현재 한국 미티스톱 관리담당 이사로 재직하고 있다.

◆ "현재의 편의점, 차별화 안하면 발전하기 어려워"

권 이사는 현재 우리나라 편의점이 다른 유통채널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진단했다. 다른 업태와 비교해 뚜렷한 장점이 없다는 것.

권 이사는 "제품의 종류와 고객 서비스면에서는 백화점에 밀리고, 신선식품에서는 대형마트와 SSM(기업형 수퍼마켓)이 더 나은 상황"이라며 "그나마 근거리에 있다는 것이 장점인데 국내에서는 이마저도 동네슈퍼로 대체가 가능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결국 국내 편의점도 빠른 시일 내에 차별화에 나서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이 권 이사의 주장이다. 담배 매출에만 기대서는 편의점에 장시간 소비자들을 붙잡아 둘 수 없다는 것. 현재 우리나라 편의점에서 담배 품목의 매출은 45% 이상일 정도로 담배 의존도가 심한 편이다.

권 이사는 "편의점이 자주 눈에 띄고 가까운 거리에 있다는 장점 때문에 담배 매출이 높긴 하지만 담배는 편의점이 아니라도 살 수 있기 때문에 경쟁력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소비자 요구에 맞게 품목을 다양화하는 것만이 경쟁력을 강화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작은 서점'의 콘셉트도 갖고 있는 일본의 편의점이 좋은 예가 될 수 있다는 게 권 이사의 주장이다. 책을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오래 매장에 머무르게 된다는 것.

권 이사는 "일본에서는 60여종 이상의 잡지와 책이 비치돼 있는데 소비자들이 이를 읽으면서 점포에 오래 머무르는 모습을 보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라며 "자기가 원하는 상품만 사서 나가는 고객들의 소비패턴을 이 같은 노력을 통해 극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편의점은 가공식품, 마트는 신선식품 공식 깨야"

권 이사는 인터뷰 내내 '상품 범위의 확대'와 '구색의 종합화'를 강조했다. 담배는 편의점에서, 과일은 대형마트에서 산다는 공식을 깨야만 편의점이 성공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한마디로 '영역파괴'인 셈이다.

권 이사는 "주부들은 대형마트를 이용하고 젊은 세대는 편의점을 이용한다는 발상을 깨야만 편의점이 발전할 수 있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편의점에서도 과감히 신선식품을 유통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신선식품은 배송과 유통기한의 문제 때문에 유통업체들 사이에서 판매하기 까다로운 품목에 꼽힌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대형마트 중심으로 신선식품이 유통되는 이유는 대량구매를 통해 가격경쟁력 확보가 가능해서다.

또 대량구매를 전제로 계약재배가 가능하기 때문에 가격경쟁력과 함께 품질도 보장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권 이사는 편의점에서 이 같은 유통이 가능하려면 일정 부분 기업가 정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권 이사는 "배추 한 포기를 팔더라도 대량구매하는 대형마트와 똑같이 판매해선 가격 경쟁력이 없다"며 "가격을 조금 더 비싸게 받더라도 손질을 다 해서 소비자들이 바로 이용할 수 있게 판매하는 등의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 "배달, 순회판매 등 다양한 방식 고민…스마트폰 활용해야"

일본에서는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편의점 가맹점주들이 동네 골목을 돌아다니며 순회판매를 한다. 순회판매란 미니 전동차에 생필품 등 제품을 담아 고객들의 집을 직접 방문해 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순회판매는 일본 사회의 고령화 때문에 시작됐다. 이동이 어려운 노인들이 집에서 생필품을 받고싶어하는 수요가 늘어나서다. 우리나라도 이 같은 니즈에 미리 대비해야한다는 게 권 이사의 주장이다.

권 이사는 "향후 우리나라 편의점들도 고령화 사회에 대비해 배달과 순회판매 등의 서비스 확대도 고려해볼만하다"며 "특히 생필품에 강점이 있는 편의점이 다른 채널보다 더 유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폰을 활용한 사업 운영도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매장 검색, 쿠폰, 결제 등에 한정돼 있는 서비스 범위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권 이사는 "우대고객 관리, 할인정보 발송 등 스마트폰을 활용도가 높은 우리나라 고객들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사업 운영에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며 "이에 따라 소비패턴이 변화할 여지도 많이 있다"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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