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아이폰이 세상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것은 2007년 1월9일이다. 스티브 잡스가 샌프란시스코 맥월드 콘퍼런스에서 ‘세기의 발명품’ 기능을 설명했다. 세상은 손안의 그 작은 IT기기가 신기했지만 미래를 어떤 모습으로 바꿔 놓을지는 확신하지 못했다. 하지만 불과 7년 만에 ‘스마트폰’이란 이름을 단 그 작은 기기로 세상은 놀랄 만큼 변했다.
소통에서도, 마케팅에서도, 유통에서도 스마트폰발 혁명이 지구촌에서 동시다발로 진행되고 있다. 무엇보다 스마트폰을 깃발로 한 정보기술(IT)은 새로운 소통혁명을 몰고왔다. 인류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꿔놓고 있는 것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다. 트위터, 페이스북, 싸이월드, 카카오톡 등이 등장하면서 메시지의 단순한 수용자들이 메시지 생산자로 변신하고 있다.
SNS 이용자들은 스스로 글을 쓰고, 동영상을 촬영해 이를 남들과 공유한다. 스페인 출신 사회학자 마누엘 카스텔의 말처럼 개인-집단-정부가 수평으로 연결된 네트워크 사회가 도래한 것이다. SNS는 사회·정치적으로도 엄청난 영향력을 미친다. 이집트 튀니지 등 중동 국가에 민주화 바람을 불러온 촉매도 SNS였다. 지구촌 독재자에겐 SNS가 권좌를 위협하는 정적인 셈이다. SNS는 닫힌 사회를 열린 사회로 변화시키는 일등공신이다. 기업엔 SNS가 새로운 마케팅 수단이다. SNS 자체가 비즈니스 모델이 되는 경우도 많다.
올해로 탄생 10년을 맞은 페이스북은 인도 인구와 맞먹는 12억3000만명의 이용자를 확보했다. 시가총액도 1500억달러(약 160조원)로 우리나라 삼성전자와 비슷하다. 열아홉살 대학생의 손에서 탄생해 불과 10년 만에 대표급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것이다. SNS가 소통의 통로를 넓히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고, 닫힌 사회를 열린 사회로 만들어 주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무서운 속도로 영역을 넓혀가는 SNS는 그림자도 있다. 원하지 않는 개인정보가 노출되고, 때론 악성 댓글이 사람의 목숨까지 앗아간다. 일부에선 SNS가 ‘생각의 무리짓기’를 부추긴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하철에서 신문을 보거나 책을 읽는 사람들이 거의 없어진 것도 SNS 때문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다소의 그림자가 있다해도 스마트폰을 모체로 한 SNS는 거스를 수 없는 이 시대의 소통혁명이다. 4, 5면에서 스마트폰이 사회·경제활동에 미치는 영향 등을 상세히 살펴보자.
신동열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