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인 눈치보기' 논란
[ 이태훈 기자 ] 종교인 소득에 세금을 물리기 위한 ‘소득세법 개정안’의 2월 국회 처리가 무산됐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14일 조세소위원회를 열어 종교인 과세에 대해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기재위 관계자는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에 종교인들을 불러 간담회를 열고 4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당초 정부는 2015년부터 종교인 소득에 4.4%의 일률세율을 적용하는 방안을 내놨으나 종교계 반발에 부딪혔고, 지난해 12월 법안 통과가 무산됐다. 정부는 이날 ‘종교인 소득’ 항목을 신설해 소득에 따라 차등세율(과세표준의 6~38%)을 적용하고 소득공제도 인정하는 대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날 소위에 참석한 여야 국회의원들에 따르면 “종교계와 더 많은 논의를 거쳐야 한다”는 신중론이 우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6·4 지방선거를 앞둔 여야가 종교인들의 반발이 부담스러워 법안 처리를 미루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 한국기독교시민총연합(CCA) 등 일부 종교단체는 “종교인 과세에 찬성하는 국회의원과 정당에 대해 낙선 운동을 전개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종교인 과세 법안이 올해 가을 정기국회 전까지는 제대로 논의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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