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새 이사장 취임
[ 이심기 기자 ] ‘청와대 인연이 시민단체, 정계 입문에 이어 연구재단 이사장까지.’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한선재단) 이사장과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의 20년에 걸친 인연이 화제가 되고 있다.
보수 성향의 민간 싱크탱크인 한선재단은 신임 이사장에 박 전 장관을 선임하고 오는 26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취임식을 연다고 14일 발표했다. 박 이사장은 명예이사장으로 물러앉는다.
공동체 자유주의를 이념적 기치로 내건 한선재단은 2006년 9월 박 이사장 주도로 국가 전략과 정책을 연구하는 싱크탱크 겸 시민사회단체로 출범했다. 박 전 장관이 한선재단을 맡게 된 것은 박 이사장의 요청이 결정적이었다. 두 사람의 인연은 1994년 서울대 법학대학 교수였던 박 이사장이 청와대 정책기획수석으로 임명된 뒤 재무부 세제실에서 근무하던 박 전 장관을 청와대로 부르면서 시작됐다. 14개월간 박 이사장을 모시고 청와대에서 일하면서 박 전 장관은 국정 전반을 보는 눈을 키웠다.
2004년 박 전 장관이 한나라당 비례대표 국회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한 것 역시 박 이사장의 힘이 크게 작용했다. 당시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 정책위 의장이던 박 이사장이 17대 총선 공천심사위원장을 맡아 박 전 장관을 강력 추천한 것. 이후 박 전 장관은 이명박 정부 출범 후 청와대 정무, 국정기획수석과 고용노동부, 기획재정부 장관까지 지낸뒤 성균관대 행정학 교수로 복직했다.
박 이사장이 본인이 만들다시피한 재단의 새 출발을 맡길 적임자로 박 전 장관을 고른 것도 당연한 선택이지만, 박 전 장관도 평생의 멘토인 박 이사장의 요청을 거절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게 주변의 설명이다.
박 전 장관은 “재단의 설립 취지를 잘 구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보수 우익의 가치를 대변하는 민간 싱크탱크의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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