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매출 1조원, 글로벌 5대 장비메이커 목표
[이선우 기자] 최근까지 평판디스플레이(FPD)나 반도체 제조에 쓰이는 노광기는 원천기술을 보유한 외국기업의 엄격한 기술통제로 인해 유일하게 국산화에 성공하지 못했던 분야였다. 때문에 국내 기업들은 노광기 구입을 위해 한해 평균 5억 8천만 달러의 비용을 들여야만 했다.
이런 가운데 필옵틱스(대표 한기수)(사진)는 외국산 장비 일색이던 노광기술 분야에서 국산화에 성공해 주목받고 있는 벤처기업이다. 한기수 대표는 광학기계 설계분야에 십여 년간 종사했던 경험을 살려 지난 2008년 회사를 설립했다. 주로 터치패널 제조에 쓰이는 노광기와 같은 레이저 응용 가공장비를 개발, 생산하고 있다.
필옵틱스의 주력제품인 노광기는 평판디스플레이나 반도체 제작과정에서 유리기판에 빛을 쪼여 회로를 그리는 장비다. 전체 제조공정 가운데 30?40%의 큰 비중을 차지한다. 한 대표는 “지금까지 국내는 노광기 기술이 없어 전량을 일본에 의존해 왔다”며 “그나마 최근 국산화에 성공했지만 아직 국산화율은 30%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필옵틱스는 지난 2009년 터치패널 제조용 롤투롤(Roll to Roll) 자동노광기에 이어 레이저 응용 글라스 커팅장비, BOC(Board on Chip)용 양면 롤투롤(Roll to Roll) 노광기 개발에 성공했다. 외국산 장비가 독점하던 노광기 국산화에 성공하면서 2012년 매출 344억원, 영업이익 57억원을 기록하는 등 이후 매년 2배 이상의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이처럼 기술력과 실적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면서 필옵틱스에 대한 외부의 평가도 긍정적이다. 기술혁신형 중소기업 이노비즈 인증, 경기도 유망 중소기업 인증을 획득한데 이어 경기도 우수벤처기업 표창(경기도지사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대기업과의 교류도 이어져 현재 삼성전기 등과 협력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수요가 늘어나 수업산업 3단지로 사옥을 확장, 이전하며 연구개발과 생산기반을 강화했다.
한 대표는 “회사 설립 초기부터 노광 및 레이저 관련 분야의 설계능력과 기술을 바탕으로 노광기 국산화를 중점적으로 추진했다”며 “빠듯한 회사여건 속에서도 부설 광학, 레이저 연구소를 설립하는 등 연구개발에 과감히 투자했기 때문에 가능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2020년까지 매출 1조원을 달성해 국내 Top 3, 글로벌 Top 5의 장비 메이커(Maker)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이선우 기자 seonwoo_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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