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오르는 주총 시즌 5大 관전 포인트
[ 송형석 / 황정수 / 이해성 기자 ] 호텔신라는 이부진 대표이사 사장의 등기이사 재선임을 골자로 한 2014년 주주총회 안건을 지난 14일 공시했다. 대주주로서 책임 경영 의지를 천명한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평가다.
호텔신라 등 주요 상장사들이 주총 결의안을 속속 내놓으면서 2014년 주총 시즌의 막이 오르고 있다. 12월 결산 상장사 주총은 2월 말부터 시작돼 3월 말까지 이어진다. 올해 주총에는 임원 연봉공개, 총수들의 배임판결 등과 관련한 민감한 이슈가 많아 어느 때보다 진통이 클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1) 일부 기업 등기임원 보수 삭감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와 주주총회 의안분석 전문업체 서스틴베스트에 따르면 올해 주총에서는 정몽구(현대자동차, 현대제철), 최태원(SK이노베이션), 신동빈(롯데쇼핑), 이재현(CJ CGV), 조석래(효성), 구본준(LG전자), 정의선(현대모비스), 정지선(현대백화점), 이해욱(대림산업) 등 ‘재계 빅샷’들의 등기이사 재선임 여부가 결정된다.
주요 기업 총수와 대주주들의 행보가 관심사로 떠오른 것은 올해부터 연봉 5억원이 넘는 등기이사의 개인별 연봉을 사업보고서를 통해 공개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미 일부 상장사들은 지난해 등기임원 보수를 대폭 삭감하거나 총수가 등기임원을 포기하는 등의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구자엽 LS전선 회장이 지주회사 LS의 등기임원 자리를 내놓으며 김상헌 동서 회장도 사내 이사에서 물러난다. 반면 이부진 사장을 비롯해 구자열 LS 회장, 이웅열 코오롱 회장, 이상웅 세방그룹 회장 등은 등기임원에 재도전할 방침이다.
(2) 입김 강해진 국민연금과 PEF
국민연금 등 연기금의 움직임도 주요 변수다. 포스코가 지난해 국민연금의 반대로 정관 변경안을 철회한 것과 같은 상황이 올해도 되풀이될 수 있다는 게 기업들의 설명이다. 국민연금의 영향력은 지난해보다 한층 커졌다는 평가다. 10% 한도에 묶여 있던 상장사 지분보유 한도 규정이 지난해 사라졌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의결권 행사 여부와 내역에 대해 공개를 원칙으로 하고 특별한 사유가 있을 때만 비공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의결권 행사 내역을 사전에 공개할 경우 국민연금의 영향력이 한층 더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사모펀드(PEF)의 눈치를 봐야 하는 상장사도 수두룩하다. PEF는 경영진으로 분류되지만, 투자기업의 실적이 좋지 않은 경우 주총을 전후해 목소리를 낼 수 있다.
3년 전 우리투자증권 PEF가 운용하는 KOFC우리그로쓰챔프2010의3호 PEF를 2대 주주(9.85%)로 맞이한 정보기술(IT) 장비업체 탑엔지니어링, H&Q파트너스가 투자한 교육업체 메가스터디와 반도체 패키징업체 하나마이크론 등이 PEF를 2대 주주로 맞은 이후 주가가 하락한 사례로 꼽힌다.
(3) 떨어지는 낙하산
정부 실세나 전직 관료가 기업의 사외이사나 감사 자리를 얼마나 꿰찰지도 관심사다. 기업들이 대관 로비를 위해 전직 실세들을 영입하는 경우도 있지만 정부 측에서 자리를 마련해 줄 것을 요구하는 사례도 상당하다는 게 재계의 설명이다. 한 관계자는 “대선 후 1차 논공행상에서 제외됐던 인물들이 정권 2년차 주총 시즌에 사기업 사외이사나 감사로 이동했던 전례가 있다”며 “과거 공사였던 기업, 금융사 등이 주 타깃”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윤곽이 드러난 것도 있다. LS산전은 서울지방국세청장을 지낸 이병국 이촌 세무법인 회장을 감사로 선임한다. KT&G는 송업교 전 국회의원, 대전지방국세청장을 지낸 박동열 세무법인 호람 회장, 이준규 전 세무학회 회장 등을 사외이사로 영입한다.
(4) 커지는 배당 압력
외국계 펀드와 기관투자가들이 배당,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정책’을 강하게 요구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건설업체 삼호개발 지분 4.65%를 보유하고 있는 미국계 헤지펀드 SC펀더멘털은 이번 주총 시즌에 투자 대상 기업에 배당 확대를 공식적으로 요청할 계획이다. 페트라투자자문도 지분 6.42%를 들고 있는 KTcs의 ‘감사보수’에 대해 주주총회에서 이의를 제기할 방침이다. 템플턴자산운용이 현대산업개발(15.89%) 휠라코리아(13.99%)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배당 확대 등을 요구할지도 관심사로 꼽힌다.
(5) ‘슈퍼개미’ 움직임도 촉각
경제민주화 바람도 기업들의 부담이다. 재계 관계자는 “총수가 배임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기업의 주총에 시민단체가 참석해 책임론을 제기할 수 있다”며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있는 카드사 등도 이들의 타깃으로 부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슈퍼개미 투자자들도 잠재적인 복병으로 꼽힌다. 현재까지는 임원 선임 등의주주제안이 없지만 상황에 따라 입장이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송형석/황정수/이해성 기자 click@hankyung.com
[ 송형석 / 황정수 / 이해성 기자 ] 호텔신라는 이부진 대표이사 사장의 등기이사 재선임을 골자로 한 2014년 주주총회 안건을 지난 14일 공시했다. 대주주로서 책임 경영 의지를 천명한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평가다.
호텔신라 등 주요 상장사들이 주총 결의안을 속속 내놓으면서 2014년 주총 시즌의 막이 오르고 있다. 12월 결산 상장사 주총은 2월 말부터 시작돼 3월 말까지 이어진다. 올해 주총에는 임원 연봉공개, 총수들의 배임판결 등과 관련한 민감한 이슈가 많아 어느 때보다 진통이 클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1) 일부 기업 등기임원 보수 삭감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와 주주총회 의안분석 전문업체 서스틴베스트에 따르면 올해 주총에서는 정몽구(현대자동차, 현대제철), 최태원(SK이노베이션), 신동빈(롯데쇼핑), 이재현(CJ CGV), 조석래(효성), 구본준(LG전자), 정의선(현대모비스), 정지선(현대백화점), 이해욱(대림산업) 등 ‘재계 빅샷’들의 등기이사 재선임 여부가 결정된다.
주요 기업 총수와 대주주들의 행보가 관심사로 떠오른 것은 올해부터 연봉 5억원이 넘는 등기이사의 개인별 연봉을 사업보고서를 통해 공개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미 일부 상장사들은 지난해 등기임원 보수를 대폭 삭감하거나 총수가 등기임원을 포기하는 등의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구자엽 LS전선 회장이 지주회사 LS의 등기임원 자리를 내놓으며 김상헌 동서 회장도 사내 이사에서 물러난다. 반면 이부진 사장을 비롯해 구자열 LS 회장, 이웅열 코오롱 회장, 이상웅 세방그룹 회장 등은 등기임원에 재도전할 방침이다.
(2) 입김 강해진 국민연금과 PEF
국민연금 등 연기금의 움직임도 주요 변수다. 포스코가 지난해 국민연금의 반대로 정관 변경안을 철회한 것과 같은 상황이 올해도 되풀이될 수 있다는 게 기업들의 설명이다. 국민연금의 영향력은 지난해보다 한층 커졌다는 평가다. 10% 한도에 묶여 있던 상장사 지분보유 한도 규정이 지난해 사라졌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의결권 행사 여부와 내역에 대해 공개를 원칙으로 하고 특별한 사유가 있을 때만 비공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의결권 행사 내역을 사전에 공개할 경우 국민연금의 영향력이 한층 더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사모펀드(PEF)의 눈치를 봐야 하는 상장사도 수두룩하다. PEF는 경영진으로 분류되지만, 투자기업의 실적이 좋지 않은 경우 주총을 전후해 목소리를 낼 수 있다.
3년 전 우리투자증권 PEF가 운용하는 KOFC우리그로쓰챔프2010의3호 PEF를 2대 주주(9.85%)로 맞이한 정보기술(IT) 장비업체 탑엔지니어링, H&Q파트너스가 투자한 교육업체 메가스터디와 반도체 패키징업체 하나마이크론 등이 PEF를 2대 주주로 맞은 이후 주가가 하락한 사례로 꼽힌다.
(3) 떨어지는 낙하산
정부 실세나 전직 관료가 기업의 사외이사나 감사 자리를 얼마나 꿰찰지도 관심사다. 기업들이 대관 로비를 위해 전직 실세들을 영입하는 경우도 있지만 정부 측에서 자리를 마련해 줄 것을 요구하는 사례도 상당하다는 게 재계의 설명이다. 한 관계자는 “대선 후 1차 논공행상에서 제외됐던 인물들이 정권 2년차 주총 시즌에 사기업 사외이사나 감사로 이동했던 전례가 있다”며 “과거 공사였던 기업, 금융사 등이 주 타깃”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윤곽이 드러난 것도 있다. LS산전은 서울지방국세청장을 지낸 이병국 이촌 세무법인 회장을 감사로 선임한다. KT&G는 송업교 전 국회의원, 대전지방국세청장을 지낸 박동열 세무법인 호람 회장, 이준규 전 세무학회 회장 등을 사외이사로 영입한다.
(4) 커지는 배당 압력
외국계 펀드와 기관투자가들이 배당,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정책’을 강하게 요구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건설업체 삼호개발 지분 4.65%를 보유하고 있는 미국계 헤지펀드 SC펀더멘털은 이번 주총 시즌에 투자 대상 기업에 배당 확대를 공식적으로 요청할 계획이다. 페트라투자자문도 지분 6.42%를 들고 있는 KTcs의 ‘감사보수’에 대해 주주총회에서 이의를 제기할 방침이다. 템플턴자산운용이 현대산업개발(15.89%) 휠라코리아(13.99%)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배당 확대 등을 요구할지도 관심사로 꼽힌다.
(5) ‘슈퍼개미’ 움직임도 촉각
경제민주화 바람도 기업들의 부담이다. 재계 관계자는 “총수가 배임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기업의 주총에 시민단체가 참석해 책임론을 제기할 수 있다”며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있는 카드사 등도 이들의 타깃으로 부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슈퍼개미 투자자들도 잠재적인 복병으로 꼽힌다. 현재까지는 임원 선임 등의주주제안이 없지만 상황에 따라 입장이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송형석/황정수/이해성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