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장 공기업 주가가 코스피 수익률을 웃돌았다. 정부가 공기업 정상화 의지를 드러내면서 공기업실적 개선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가 커진 덕분이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상장 공기업 7곳 중 6곳의 주가가 코스피 수익률보다 좋았다. 한전기술(9.09%) 한전KPS(6.93%) 한국전력(6.04%) 강원랜드(5.98%) 한국가스공사(1.20%) GKL(-2.35%)의 주가 수익률이 코스피 수익률(-3.53%)을 넘었다. 어닝시즌 때마다 실적 부진으로 투자자들에게 외면 받던 예전 모습과 달라졌다. 지역난방공사(-16.86%)만 코스피 수익률을 밑돌았다.
◆ 유틸리티 업종…"좋지만 돌다리 두들겨봐야"
한국전력은 올 들어 52주 신고가를 잇따라 갈아치웠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6년 만에 흑자로 돌아서면서 외국인 매수세가 대거 유입됐다. 올해 실적 개선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도 크다. 올해 한국전력의 영업이익은 6조 원에 달할 것이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잠재된 위험 요인도 따져봐야 한다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견해다. 신지윤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원전 폐기물의 사후 처리 비용이 적절한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올해 진행될 수 있다" 며 "사후 처리 충당금이 늘어날 경우 비용이 증가해 실적 개선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가스공사는 미수금 회수가 빠르게 진행돼 실적 개선이 가시화될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한국가스공사는 지난달 2000억 원의 미수금을 회수했다. 미수금 회수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 올해 1조2000억 원에 달하는 미수금 회수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도 높아졌다.
투자자들이 걱정했던 해외 자원개발(E&P) 지분 헐값 처분에 대한 우려가 줄어든 것도 긍정적이다. E&P 부분은 회사 수익성과 직결된다. 그간 정부의 부채 축소 압박 탓에 한국가스공사의 E&P 지분 헐값 매각 우려가 많았다. 하지만 아직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발전소 및 플랜트 엔지니어링 업체인 한전기술 주가도 올해 견조한 우상향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해외 원전 수주에 거는 기대가 크다. 한국수력원자력의 핀란드 원전 수주가 유력하고, 베트남 원전도 2015년 계약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 올 연말까지 본사 지방 이전이 마무리되면 2017년까지 법인세 감면 혜택도 받는다. 실적 개선의 밑거름이 될 전망이다.
한전KPS는 발전설비 정비 전문업체로 원전 '안정성'이 이슈로 부각돼 수혜가 예상된다. 발전용량 증가에 따른 수요가 많아질 것이란 기대가 깔려있다. 주익찬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의 발전 용량은 2020년까지 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며 "이 회사 매출도 연평균 5% 이상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지역난방공사는 올해 뚜렷한 모멘텀(동력)을 기대하기 어렵다. 올 겨울 예상보다 기온이 오르면서 전기 도매가격인 계통한계가격(SMP)이 낮아져 영업이익도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인천종합에너지 지분(50%) 매각이 난항을 겪는 것도 주가에 부정적이다.
◆ 카지노주…GKL "선상 카지노 기대", 강원랜드 "계단식 성장"
카지노주인 강원랜드와 GKL에 대해서도 긍정적 전망이 많다. 공기업 정상화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GKL은 올해부터 외국인 전용 카지노에 개별소비세(4%)가 부과돼 영업이익 역성장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비용 절감 노력이 이를 상쇄할 것이란 전망이 대다수다. 크루즈 사업(선상 카지노)에 대한 기대 요인도 있다. 2월 임시국회에서 경제자유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선상 카지노 사업자로 GKL이 선정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GKL은 모객력 강화 차원에서 선상 카지노 사업에 적극적이다.
강원랜드는 올해 꾸준한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말 이사회에서 인력 정원을 기존 2890명에서 3227명으로 늘려 지난해 증설한 테이블 가동률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가동률 제고로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지인해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내국인 카지노에 보수적인 측면이 있어 증설 효과에도 매출 총량은 제한될 것" 이라며 "강원랜드는 올해 폭발적 성장은 없겠지만 계단식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정혁현 기자 chh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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