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법원장의 지정이 아닌 자동배당 방식에 따라 이 사건을 맡게 됐지만 배당 당시에도 '오직 법과 원칙만을 따른다'는 평가 덕분에 우려의 목소리는 크지 않았다.
17일 선고까지 46차례 공판 동안 검찰과 변호인단은 쟁점마다 공방을 벌인 것은 물론, 증인신문 시간과 재판 일정 등을 두고도 신경전을 펼쳤다. 하지만 김 부장판사는 그때마다 형사소송법을 근거로 양측의 입장을 정리, 합의점을 도출해냈다.
김 부장판사의 매끄러운 진행으로 검찰과 변호인단은 연일 대립각을 세우면서도 재판부의 재판 진행에 대해서는 한 차례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그는 이 같은 원칙을 지키기 위해 불필요한 오해를 살 만한 행동은 철저히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을 맡기 전까지는 종종 가져왔던 출입기자들과의 모임을 포함해 외부 인사와 만남을 완전히 끊었다. 법정에서도 검찰과 변호인단이 서로 '언론 플레이'를 지적하자 "재판부는 여론에 흔들리지 않을 뿐더러 관련 기사도 읽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또 국제앰네스티가 피고인들 가족의 방청권으로 법정에 들어와 모니터링 하기를 희망하자 "방청권은 오직 피고인들 가족 몫"이라며 거절, 앰네스티는 정식 공문을 법원에 보낸 뒤에야 방청할 수 있었다.
반면 재판 도중 간간이 농담을 건네 소송 관계인들이 긴장을 풀도록 유도했다. 특히 이달 3일 45차 결심공판을 마무리하면서는 "재판을 이끌어오는 동안 도움을 주신 분들이 많지만 이 분들께는 꼭 고마움을 표하고 싶다"며 피고인 호송을 맡아온 구치소 교도관들과 법정 경위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법원 관계자는 "국민의 관심이 쏠린 재판이라 부담이 컸을텐데 법과 원칙에 따라 녹음파일에 대한 증거조사를 진행하는 등 증거재판주의를 잘 구현했다"고 평가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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