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경영] 한국 기업 3대 인재상 '도전·혁신·글로벌'

입력 2014-02-18 07:07  

[ 정인설 기자 ]
한국 기업이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하면서 글로벌 인재의 몸값도 천정부지로 뛰고있다. 이런 인재를 확보하려는 경쟁은 날이 갈수록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도전과 혁신의식을 가진 인재, 글로벌 감각과 팀워크를 갖춘 사람.’

국내 주요 기업들이 추구하는 인재상이다. 기업 규모와 업종은 천차만별이어도 인재관은 크게 다르지 않다. 불가능해 보이는 일에 끊임없이 도전하고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방식으로 생각하는 사람을 기업들은 바라고 있다. 한국 기업이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하면서 글로벌 인재의 몸값도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 이런 인재를 확보하려는 경쟁은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기업 최고경영자(CEO)가 뛰는 것은 물론이고 그룹 오너까지 시간을 쪼개어 동분서주하고 있다. 사람을 뽑아 기업에 맞는 인재로 양성하는 데도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하고 있다. 이른바 ‘인재제일주의’는 한국 기업들의 필수 과제가 되고 있다.

“인재를 찾아라”…그룹 오너도 동분서주

기업들은 맞춤형 인재 발굴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글로벌톱탤런트 포럼과 LG의 테크노 콘퍼런스가 대표적이다.

현대차가 2011년부터 시작한 글로벌톱탤런트포럼은 해외 석·박사 출신과 글로벌 경쟁업체에서 일하고 있는 경력직들까지 겨냥한 행사다. 선발된 박사급 우수 인력에게는 학위 취득 때까지 장학금을 지원한다. 인재를 직접 키우기 위해 UC버클리, UC데이비스와 손잡고 ‘현대 공동연구센터’도 세웠다.

LG의 테크노 콘퍼런스도 LG의 대형 채용행사로 자리잡았다. 2012년 미국에서 첫 행사를 연 데 이어 작년 1월엔 서울에서 이공계 석·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500여명을 초청했다. LG전자 등 8개 계열사 주요 임원 70여명이 출동, 미래 인재들을 대면하고 LG의 기술력과 연구개발(R&D) 현황을 소개했다.

기업들은 좋은 인력을 찾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의 CEO들은 인재 발굴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천재 한 명이 수십만 명을 먹여 살린다”는 이건희 삼성 회장의 인재관에 따라 세계 곳곳을 누비고 있다.

LG CEO들도 인재 확보전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2012년부터는 구본무 LG 회장까지 직접 나서고 있다. 구 회장은 2012년 4월과 작년 3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테크노 콘퍼런스 현장에 참석, 해외 인재들을 만났다. 오는 4월에도 미국을 방문해 인재 확보전에 힘을 보탤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엔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등 8~9개 주요 계열사 CEO도 함께한다.

LS그룹의 오너 일가도 우수 인재를 확보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2012년까지 구자균 LS산전 부회장만 여러 곳의 채용설명회에 참석했지만 지난해부터는 구자철 예스코 회장과 구자은 LS산전 사장도 동참하고 있다.

채용 방식과 인재 양성 시스템 혁신

기업들은 채용 형식도 기존의 틀을 깨고 있다. SK그룹은 2012년부터 열정과 끼로 도전을 즐기는 ‘바이킹형 인재’를 찾기 위해 ‘SK 잡 페스티벌’을 열고 있다. 프레젠테이션으로 자신의 경쟁력을 보여준 참가자들은 신입 공채 때 서류전형 면제 등 혜택을 받는다.

현대차는 지난해부터 서울 외에 지방에서도 채용박람회를 열고 있다. 이 행사에선 ‘5분 자기 PR’이라는 프로그=램이 인기다. 5분간 자신의 열정과 끼를 발산할 수 있는 모의 면접이다. 우수자에겐 서류 전형을 면제해준다.

이철행 전국경제인연합회 고용노사팀장은 “대기업들이 신입사원 채용에서 일반적인 스펙보다 도전정신과 열정 등을 중시하는 추세”라며 “지원자들을 보다 꼼꼼히 살펴보기 위해 서류 전형 외에 인적성 검사와 실무면접, 토론면접 등을 대부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들은 기존 직원들을 우수 인재로 양성하기 위해 여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포스코는 2010년부터 사내에서 전략 대학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창의력과 통찰력을 갖춘 인력을 키우기 위해서다. 채용 교육 승진 보직 등 인사관리 전반도 통섭형 인력 양성에 초점을 맞춰 손질했다.

롯데는 2010년부터 지역 전문가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해외 사업장이 늘어나 글로벌 인재를 육성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GS칼텍스는 전 임직원에게 1인당 연간 85시간의 교육시간을 배정해놓고 있다. 효성은 상시학습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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