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는 18일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대형유통업체와 중소상공인 간 계약체결 시 사용되는 임대차 계약서 등 3종 약관 10개 조항에 대한 불공정 약관을 시정조치했다고 밝혔다.
이번 심사대상에 포함된 약관은 총 세 종류로 임대차계약서, 상품공급계약서, 시설물 및 영업권 매매계약서 등이다.
공정위는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이하 상임법)상 보장된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을 배제할 우려가 있는 중도해지 조항을 삭제토록 했다. 또 상임법이 적용되는 임대차의 경우 서면합의를 거치도록 시정했다.
상임법이 적용되는 임대차계약이라 하더라도 임차인의 갱신의사와 상관없이 임대인이 계약기간 중 자유롭게 임대차계약을 해지할 수 있던 것을 시정한 것이다.
또 임대차계약 종료 후 임차인이 점유를 이전하지 않는 경우 임대인이 일방적으로 임차인의 소유물을 반출할 수 있었던 조항을 삭제하거나 적절한 절차를 거치도록 했다.
대형유통업체가 동네 중소슈퍼마켓에 상호 및 상표 사용을 허락하고 상품을 공급하기 위해 사용하는 상품공급계약서도 일부 시정조치됐다.
계약종료 이후 물품거래내역 등을 제3자에게 누설하는 경우 중소상인에게 계약이행보증금의 10배에 해당하는 과도한 위약벌을 부과하는 조항을 삭제토록 했다.
또 상품공급점으로부터 300m 이내의 영업지역을 보호한다고 명시하면서 직영점은 예외로 했던 조항도 없앴다.
정부 정책 변경 등으로 대형유통업체가 사업을 유지하는 것이 곤란하게 될 경우 아무런 배상책임 없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했던 기존 조항도 삭제 혹은 상호 협의토록 했다.
이밖에도 ▲부당한 사유로 계약을 해제하거나 무효화하는 조항 ▲과도한 경업금지 조항 ▲부당한 임대보증금 반환 조항 ▲의무적인 제소전화해 조항 등도 시정됐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불공정약관 시정으로 대형유통업체와 거래하는 중소상공인의 권익을 신장하고 피해를 경감할 수 있게 됐다"며 "향후 불공정약관으로 피해를 입은 중소상공인은 약관분쟁조정협의회를 통해 피해구제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조치는 대형마트 내에 입점한 상인들이 불공정 임대차계약서로 권익을 침해받고 있다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의 제보와 중소기업청의 개선 요청에 의해 이루어졌다.
한경닷컴 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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