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2013년 영업이익률 4.8%→9.4% 수직상승
현대차는 10%선 붕괴
[ 최진석 기자 ]
‘4.8%→9.4%.’
2012년과 지난해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영업이익률(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비율) 변화다. 영업이익률이 두 배 가까이 높아지면서 지난해 9.5%를 기록한 현대자동차의 턱밑까지 쫓아왔다. 엔저를 바탕으로 체력을 회복한 도요타는 지난해 판매량과 수익성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이에 비해 2011~2012년 2년 연속 10%대를 보였던 현대차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한 자릿수로 내려앉았다. 현대차는 BMW에 이어 영업이익률 기준으로 수익성 2위를 달리고 있지만 도요타의 맹추격으로 자리가 위태로워지고 있다. 도요타의 성장세가 높아질수록 세계 곳곳에서 경쟁하고 있는 현대·기아차가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아서다.
○도요타 영업이익률 작년의 두 배
18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도요타의 영업이익률은 2012년(3월 결산법인이지만 비교를 위해 1~12월을 기준으로 했음) 4.8%에서 지난해 9.4%로 두 배 가까이 높아졌다. 이 기간 영업이익이 11조124억원에서 24조5702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신정관 KB투자증권 리서치센터 팀장은 “매출액이 228조4695억원에서 260조368억원으로 13.8%(31조5673억원) 늘어난 데 비해 영업이익이 두 배 이상 급증한 것은 엔화 약세로 인해 수익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도요타가 제2의 내수시장으로 부르는 미국 자동차 시장이 살아난 것도 큰 영향을 줬다”고 덧붙였다. 도요타는 지난해 미국에서 전년보다 7.4% 늘어난 223만6042대를 팔았다. 이 기간 현대차는 판매량을 2.5% 늘리는 데 그쳤고 기아차는 4% 줄었다.
현대차의 영업이익률(9.5%)은 독일 폭스바겐(6.0%)이나 미국 제너럴모터스(GM·3.6%)보다는 훨씬 높다.지난해 10.8%에 이어 올해도 10%대의 영업이익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BMW에 이어 2위다. 하지만 도요타와의 격차가 불과 0.1%포인트로 좁혀지면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현대·기아차의 합산 영업이익률은 2012년 9.1%에서 지난해 8.5%로 내려갔다.
조철 한국산업연구원 주력산업팀장은 “현대차의 영업이익률이 자동차 업계에선 상당히 높은 수준이지만 2년 연속 하락했다는 점에서 우려가 나올 만하다”고 지적했다.
○일본차 약진할수록 현대차엔 부담
도요타는 지난해 사상 최대 규모인 998만대의 차를 팔았다. 회사 측은 올해 판매목표를 1034만대로 잡았다. 연간 1000만대 이상을 팔면 자동차 역사상 신기록을 세우게 된다.
이에 현대차 내부에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도요타가 성장할수록 미국과 유럽 등 두 회사가 직접적으로 맞부딪히는 주요 시장에서 판매에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현대차 고위 관계자는 “도요타는 일본 내 생산 비중이 혼다, 닛산보다 높아 엔저의 수혜를 가장 많이 입는 회사”라며 “도요타가 공격적인 할인 마케팅에 나서면 제값받기를 추진하고 있는 현대차가 가격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고 걱정했다.
도요타가 하이브리드카(엔진과 전기모터로 움직이는 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충전이 가능한 하이브리드카) 등 친환경차 기술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도 현대차엔 걸림돌이다. 특히 도요타가 라이벌인 혼다와 친환경차 기술 경쟁을 벌이면서 두 회사의 기술 발전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일본에서 판매 중인 혼다 ‘비트’와 도요타 ‘아쿠아’의 연비는 각각 36.4㎞/L, 37.0㎞/L(일본 기준)에 이른다. 연비가 최고 16.8㎞/L(국내 복합연비)인 중형·준대형 하이브리드 모델만 보유한 현대차와의 기술격차가 여전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조 팀장은 “현대차와 도요타 등 일본차의 타깃 시장과 소비자층이 상당부분 겹치는 만큼 장기적인 대응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현대차는 10%선 붕괴
[ 최진석 기자 ]
‘4.8%→9.4%.’
2012년과 지난해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영업이익률(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비율) 변화다. 영업이익률이 두 배 가까이 높아지면서 지난해 9.5%를 기록한 현대자동차의 턱밑까지 쫓아왔다. 엔저를 바탕으로 체력을 회복한 도요타는 지난해 판매량과 수익성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이에 비해 2011~2012년 2년 연속 10%대를 보였던 현대차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한 자릿수로 내려앉았다. 현대차는 BMW에 이어 영업이익률 기준으로 수익성 2위를 달리고 있지만 도요타의 맹추격으로 자리가 위태로워지고 있다. 도요타의 성장세가 높아질수록 세계 곳곳에서 경쟁하고 있는 현대·기아차가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아서다.
○도요타 영업이익률 작년의 두 배
18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도요타의 영업이익률은 2012년(3월 결산법인이지만 비교를 위해 1~12월을 기준으로 했음) 4.8%에서 지난해 9.4%로 두 배 가까이 높아졌다. 이 기간 영업이익이 11조124억원에서 24조5702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신정관 KB투자증권 리서치센터 팀장은 “매출액이 228조4695억원에서 260조368억원으로 13.8%(31조5673억원) 늘어난 데 비해 영업이익이 두 배 이상 급증한 것은 엔화 약세로 인해 수익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도요타가 제2의 내수시장으로 부르는 미국 자동차 시장이 살아난 것도 큰 영향을 줬다”고 덧붙였다. 도요타는 지난해 미국에서 전년보다 7.4% 늘어난 223만6042대를 팔았다. 이 기간 현대차는 판매량을 2.5% 늘리는 데 그쳤고 기아차는 4% 줄었다.
현대차의 영업이익률(9.5%)은 독일 폭스바겐(6.0%)이나 미국 제너럴모터스(GM·3.6%)보다는 훨씬 높다.지난해 10.8%에 이어 올해도 10%대의 영업이익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BMW에 이어 2위다. 하지만 도요타와의 격차가 불과 0.1%포인트로 좁혀지면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현대·기아차의 합산 영업이익률은 2012년 9.1%에서 지난해 8.5%로 내려갔다.
조철 한국산업연구원 주력산업팀장은 “현대차의 영업이익률이 자동차 업계에선 상당히 높은 수준이지만 2년 연속 하락했다는 점에서 우려가 나올 만하다”고 지적했다.
○일본차 약진할수록 현대차엔 부담
도요타는 지난해 사상 최대 규모인 998만대의 차를 팔았다. 회사 측은 올해 판매목표를 1034만대로 잡았다. 연간 1000만대 이상을 팔면 자동차 역사상 신기록을 세우게 된다.
이에 현대차 내부에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도요타가 성장할수록 미국과 유럽 등 두 회사가 직접적으로 맞부딪히는 주요 시장에서 판매에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현대차 고위 관계자는 “도요타는 일본 내 생산 비중이 혼다, 닛산보다 높아 엔저의 수혜를 가장 많이 입는 회사”라며 “도요타가 공격적인 할인 마케팅에 나서면 제값받기를 추진하고 있는 현대차가 가격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고 걱정했다.
도요타가 하이브리드카(엔진과 전기모터로 움직이는 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충전이 가능한 하이브리드카) 등 친환경차 기술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도 현대차엔 걸림돌이다. 특히 도요타가 라이벌인 혼다와 친환경차 기술 경쟁을 벌이면서 두 회사의 기술 발전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일본에서 판매 중인 혼다 ‘비트’와 도요타 ‘아쿠아’의 연비는 각각 36.4㎞/L, 37.0㎞/L(일본 기준)에 이른다. 연비가 최고 16.8㎞/L(국내 복합연비)인 중형·준대형 하이브리드 모델만 보유한 현대차와의 기술격차가 여전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조 팀장은 “현대차와 도요타 등 일본차의 타깃 시장과 소비자층이 상당부분 겹치는 만큼 장기적인 대응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