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 만에 현장감 살려 제작
또 하나의 '올림픽 신기록'감
[ 심성미 기자 ]
삼성전자가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중계방송 때 기존의 틀을 깬 리얼타임 팩션(팩트와 픽션의 합성어) 광고를 선보여 관심을 끌고 있다. 리얼타임 팩션 광고는 사전에 제작된 영상에 컴퓨터 그래픽(CG) 등을 입혀 마치 실제 현장 영상인 것처럼 보여주는 광고기법이다.
이상화 선수가 지난 12일 0시40분 스피드스케이팅 500m 경기에서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며 한국 첫 금메달을 땄을 때 삼성은 이 같은 팩션 광고를 내보냈다. 삼성은 경기가 끝난 지 두 시간도 채 지나지 않은 새벽 2시24분 온라인을 통해 실제 경기 중계영상과 기록이 담긴 ‘갤럭시노트3’ 광고를 내보냈다.
광고영상엔 수영의 박태환 선수가 소치 현장에서 이상화 선수의 실제 경기기록인 ‘37초28 올림픽 신기록!’이라고 적힌 응원 보드를 들고 환호하는 모습이 나왔다. 경기장 관중들이 ‘대한민국 첫 금메달’ ‘이상화 올림픽 2연패!’라고 쓰인 응원보드를 흔드는 장면도 함께 등장했다.
이 광고는 경기가 끝난 지 5시간47분 만인 오전 6시27분에 지상파 TV에도 방영됐다. 밤늦게까지 응원했던 시청자들이 출근길에 경기 영상과 기록이 담긴 광고를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광고는 소치올림픽 개막식 직전에 소치 현장에서 박태환 선수가 백지 보드판을 들고 응원하는 것을 사전 촬영한 것이다. 여기에 경기 직후 이상화 선수의 실제 금메달 기록인 ‘37초28’을 CG로 보드판에 써 광고로 내보냈다. 때문에 이 광고를 본 시청자들은 박태환 선수가 실제 경기 직후 응원하고 있는 모습으로 착각할 수 있었다.
삼성전자는 이 같은 실시간 팩션광고를 위해 수개월 전부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중계방송사 등과 지속적으로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경기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만큼 금메달과 은메달, 동메달 등 모든 변수를 고려해 몇 가지의 영상을 사전에 제작했다.
삼성전자는 이 같은 과정을 거쳐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한 이상화 선수를 시작으로 쇼트트랙의 심석희 선수, 봅슬레이 대표팀,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경기 뒤에도 리얼타임 팩션광고를 반영했다. 온 국민이 응원하는 피겨스케이팅 김연아 선수의 경기 직후에도 이 같은 팩션광고를 내보낼 계획이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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