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석준 기자 ] “일본이 어려운 시기일수록 변함없는 신뢰로 경제 분야 협력을 강화해야 합니다.”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사진)은 2011년 일본 대지진으로 4월에 서울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한일경제인회의 일정이 불투명해지자 양국 기업인들을 직접 설득하며 이렇게 말했다. 1969년부터 양국을 번갈아 가며 열리고 있는 한일경제인회의는 당시 일본 대지진으로 무기 연기된 상태였다. 조 회장은 두 나라 기업인들을 직접 설득해 그해 9월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제43회 한일경제인회의를 열었다.
9년간 한일경제협회 회장으로 일해온 조 회장이 세 번째 임기를 끝으로 지난 18일 정기총회에서 김윤 삼양그룹 회장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명예회장으로 추대됐다. 그는 2005년 2월 제9대 회장에 취임한 뒤 10~11대 회장까지 지내며 한ㆍ일 경제협력에 앞장서왔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일본 유학길에 오른 뒤 와세다대를 졸업한 조 회장은 한때 이 대학 동창회장을 맡으면서 일본 내 정·재계 인사들과 폭넓은 인맥을 쌓았다.
조 회장은 ‘한ㆍ일산업기술페어’를 주도하며 실질적인 기업 간 협력을 이끌어냈다. 한ㆍ일 기업인 수백명이 참가해 기계, 자동차, 전자 분야의 부품 소재 공급 협상을 벌이거나 일본 퇴직 기술자들의 국내 중소기업들과의 연구개발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행사다. 한일경제협회 관계자는 “조 회장은 앞으로도 명예회장으로서 후배 기업인들이 일본 경제계와 소통을 강화하고 협력하는 데 조언과 도움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석준 기자 euliu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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