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LG U+, 가입자 쟁탈전 '점입가경'

입력 2014-02-19 21:30  

1위 공격나선 LG U+ "인터넷 결합상품 팔며 자회사 SKB 부당지원"…방통위에 제재 촉구
"적반하장 말라" SKT, 구입가 공정하게 산정…과도한 보조금·경품으로 오히려 LG가 시장교란



[ 전설리 기자 ]
국내 1위 통신사인 SK텔레콤과 3위 LG유플러스의 싸움이 점입가경이다. LG유플러스는 19일 SK텔레콤의 SK브로드밴드 초고속인터넷 서비스 재판매 금지를 촉구하는 신고서를 방송통신위원회에 제출했다고 발표했다. SK텔레콤이 자회사 SK브로드밴드에 대한 부당 지원을 통해 초고속인터넷 시장을 잠식하고 있어 정부의 제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SK텔레콤은 “법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과도한 휴대폰 보조금 경쟁 탓에 벌어진 ‘2·11 대란’과 비방전이 초고속인터넷 시장으로까지 번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LG, 방통위에 SK 제재 신고

SK텔레콤은 이동통신과 초고속인터넷 결합상품 판매 시 자회사 SK브로드밴드의 초고속인터넷 상품을 구매해 재판매한다. 이 과정에서 SK텔레콤이 SK브로드밴드로부터 초고속인터넷 상품을 적정가격보다 비싸게 사줌으로써 자회사를 부당 지원하고 있다는 것이 LG유플러스의 주장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SK텔레콤은 SK브로드밴드에 소비자가격의 70%에 달하는 도매대가를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는 SK텔레콤이 알뜰폰 등 다른 사업자에 제공하는 도매대가(약 50%)보다 20%포인트 높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이어 “SK텔레콤이 SK브로드밴드를 부당 지원함에 따라 초고속인터넷 시장에서 지배력이 지나치게 강해지고 있어 이를 제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50% 이상 점유하고 있는 이동통신 시장 지배력을 결합상품을 통해 초고속인터넷 시장으로 확장하고 있다는 논리다.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의 결합상품인 ‘TB끼리 온가족 무료’는 가족 세 명이 휴대폰에 가입하면 초고속인터넷 요금은 공짜”라며 “이 같은 약탈적 요금 할인 정책 때문에 전체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순증분에서 SK텔레콤 결합상품 가입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70%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SK “법적 문제 없다”

SK텔레콤은 즉각 반박했다. “SK브로드밴드에 제공하는 도매대가는 공정하고 합리적인 기준에 따라 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2010년 9월 KT가 SK텔레콤의 초고속인터넷 재판매를 부당 지원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으나 2013년 1월 위법이 아니란 심결이 내려졌다는 설명이다.

SK텔레콤은 “초고속인터넷 시장에서 과도한 경품과 보조금을 지급해 시장을 과열시키고 있는 사업자는 오히려 LG유플러스”라고 맞받았다. 지난해 초고속인터넷 시장에서 LG유플러스의 점유율 증가폭이 0.6%포인트로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의 점유율 증가폭 0.3%포인트보다 컸다는 것이다.

◆1위 겨냥한 3위 전략 ‘관심’

LG유플러스의 방통위 신고는 2·11 대란과 비방전의 연장선상에 놓여있다는 분석이다. SK텔레콤의 한 관계자는 “LG유플러스가 SK텔레콤의 결합상품 판매를 문제 삼아 이동통신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두 회사가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 것은 이동통신 시장 점유율이 마지노선에 놓여 있어서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의 점유율은 각각 50.02%, 30.09%, 19.89%. SK텔레콤은 50% 사수에, LG유플러스는 20% 달성에 사활을 걸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치열한 공방전 속에 3위 LG유플러스의 경영전략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통상 3위 업체는 2위에 오르기 위해 2위 업체를 공격하는데 LG유플러스가 최근 KT보다 SK텔레콤과 싸움을 벌이고 있어서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주파수 경매에서 SK텔레콤이 LG유플러스와의 연합을 깨고 이탈해 KT가 서비스에 유리한 인접 대역을 확보하게 된 이후 두 기업 간 감정의 골이 깊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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