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세계 경제·금융 컨퍼런스] "한국, 美 테이퍼링 영향 적어…중국 성장률이 최대 변수"

입력 2014-02-19 21:37  

토머스 번 무디스 亞 신용담당 부사장


[ 이유정/오형주 기자 ] “미국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가 한국 경제의 기초여건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입니다. 중국 경제가 연 7~8%대 성장할지 여부가 한국 경제의 최대 리스크입니다.”

토머스 번 무디스 아시아국가 신용담당 부사장은 19일 열린 ‘2014 세계 경제·금융 컨퍼런스’의 두 번째 세션에 참석해 “미국 정부가 추진하는 테이퍼링이 한국 신용등급에 미칠 영향은 거의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번 부사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유럽 등 선진국 신용등급이 하락했던 것과 반대로 한국 신용등급은 꾸준히 올라가고 있다”며 “위기를 겪으며 취약점을 개선하고 강점을 개발해 기초체력을 강화하면서 놀라울 정도의 회복성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기초체력이 갖춰졌기 때문에 미국 테이퍼링에 의한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게 그의 견해다. 그는 “테이퍼링으로 인해 단기적으로 자금이 유출될 수는 있지만 한국의 경제펀더멘털(기초체력)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며 “한국은 지난해 12월1일부터 지난 9일까지 코스피지수가 8.1% 하락했지만 최근 6개월간 국내총생산(GDP)은 1.6% 증가해 주요국 가운데 가장 우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 경제의 최대 리스크는 테이퍼링이 아니고 중국”이라며 “한국이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중국이 연착륙을 통해 2년간 연 7~8%의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의 내부 잠재리스크로 가계부채를 꼽았다. 번 부사장은 “한국은 유럽위기 이후 가계부채가 증가하고 지출은 감소하고 있다”며 “잠재성장률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소비를 통한 내수확보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가계부채 이외에 은행 시스템의 취약성, 공공부채, 북한문제 등 네 가지 우발리스크가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우발리스크가 현실화되지 않는다면 연 4% 성장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한국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지금까지 구매력이 꾸준히 상승 중”이라며 “이런 추세라면 박근혜 정부 말기인 2018년께 1인당 국민소득이 프랑스를 추월해 일본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번 부사장은 세계 3대 신용평가사인 무디스에서 아시아·태평양지역 국가신용등급 평가를 담당하고 있다.

이유정/오형주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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