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s Master - 빅데이터 경영 (1)
수집되는 데이터 양 2년마다 2배씩 증가 전망
이젠 주류기술 자리매김
교통 데이터 적극 이용한 서울 '올빼미 버스'처럼 활용 사례 점차 많아져
세계적인 패션유통기업 자라(ZARA)는 빅데이터를 효과적으로 활용해 기업 경쟁력을 극대화했다. 자라는 미국의 매사추세츠공과대(MIT)와 함께 세계 각국에 있는 매장에서 어떤 제품이 잘 팔리고, 얼마나 팔리는지 판매 정보와 재고 정보를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시스템을 개발,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발빠르게 생산해 판매했다. 그 결과 세계 매장의 재고 문제가 자연스럽게 해결됐다. 고객의 니즈와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제품을 빠르고 다양하게 생산하는 패스트 패션 업체라는 명성도 얻었다.
서울시는 KT의 통화량 통계와 서울시가 보유한 교통 데이터를 활용해 요일별 배차 간격 조정 등 서울시의 심야버스 노선을 개선했다. 서울시의 ‘올빼미 버스’는 공공부문 빅데이터 사업 중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빅데이터가 기업과 사회 각 분야의 화두로 떠올랐다. 몇 해 전부터 빅데이터에 대한 관심이 지나쳐 광풍 또는 열풍이라는 표현이 생겨날 정도다. 공공, 제조, 의료, 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서 빅데이터 활용 방안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각 기업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도 빅데이터의 활용 여부를 새로운 경쟁력으로 판단하고 있다. 빅데이터 활용에 대한 회의론도 만만치 않은 가운데 올해도 빅데이터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지속될 것인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다.
작년까지는 빅데이터에 대한 개념, 가치 등 사람마다 바라보고 이해하는 수준이 서로 달라 혼란스러웠다. 공공과 민간 영역에서 빅데이터 활용 성공사례가 조금씩 나오고 있다. 머잖아 기업이나 국가에서 구체적인 모습을 통해 빅데이터 적용 사례가 많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금년에도 빅데이터에 대한 관심과 열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여러 징후가 있다. 먼저 정부 차원의 정책과 투자계획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미래창조과학부가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창조경제의 가시적인 성과를 지원하기 위해 이달 말 ‘창조경제 3개년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창조경제 생태계 조성과 미래성장동력 발굴, 비타민 프로젝트 등 국가 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인지도를 높이고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의 성공사례를 제시하기 위한 조치다. 특히 주목할 것은 창조경제 3개년 계획의 핵심인 ‘13대 미래성장동력 발굴과제’ 중 하나가 바로 빅데이터란 점이다. 이효은 미래성장동력 기획위원회 단장은 ‘국민소득 4만달러 실현을 위한 미래성장동력 토론회’를 열고 9대 전략산업과 4대 기반산업으로 구성된 미래성장동력 분야 중 하나를 빅데이터로 선정, 발표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정형·비정형 빅데이터 분석·활용을 통해 가치를 창출하고 사회 현안을 해결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래부의 공공부문 소프트웨어(SW)사업 수요예보 조사 결과와 안전행정부의 빅데이터 확대 방안에 따르면 올해 빅데이터 관련 사업은 총 38건에 사업 예산은 556억여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총 44건, 224억원 규모였던 것과 비교하면 사업 건수는 다소 줄어들었지만 규모는 크게 늘었다.
지난해에는 서울시만 중점 사업을 진행했던 것에 비해 올해는 대전시, 경기도, 경상북도, 제주도 등의 지자체들이 빅데이터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상황이어서 중앙부처 중심에서 점차 지자체로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민간영역에서도 빅데이터에 대한 관심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양대 모바일SW사업단과 서울산업통상진흥원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자 및 기업·기관의 정보화 담당자 등 IT 업계 종사자 2038명을 대상으로 ‘2013 SW·IT 이슈 결산과 2014 전망’ 설문조사를 했다. 전체 응답 중 1025명이 가장 주목받는 트렌드로 빅데이터를 꼽았다.
EMC가 2013년 50개국 IT 의사결정권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빅데이터가 의사결정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응답자의 경우 빅데이터가 시장에서 승패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라고 믿는 IT 의사결정권자가 무려 81%로 나타났다. 한국IDC가 빅데이터 및 분석 프로젝트를 추진한 국내 78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4%가 정량적이거나 비정량적인 혜택을 얻었다고 응답했다. 민간영역에서 빅데이터가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은 그만큼 빅데이터 활용을 통한 가치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고 있으며, 빅데이터 관련 시스템 및 솔루션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IDC는 2020년까지 2년마다 수집되는 데이터 양이 2배씩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캐디언트그룹의 최고기술경영자(CTO) 브라이언 힐은 “빅데이터를 단순히 유행하는 용어로 생각하는 기업들은 앞으로 기업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데이터 요소를 눈뜨고 놓쳐버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웹이나 인터넷과 별 차이가 없는 클라우드 컴퓨팅이라는 용어가 생겨났던 것처럼 빅데이터라는 용어도 변할 수 있다. 용어는 변할지언정 빅데이터의 개념은 주류 기술로서 오래도록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공 및 민간부문에서 추진하는 빅데이터 사업, 정책, 예측 등을 살펴보면 금년에도 빅데이터에 대한 관심과 열기가 여전히 뜨거울 것임을 유추할 수 있다. 다만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언급한 것처럼 빅데이터를 활용한 사례가 많아지길 원하고, 무엇보다도 활용할 수 있는 빅데이터가 많이 생성돼 창조경제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기대한 만큼 피부로 느낄 수 있는 효과와 가치가 나와야 할 것이다.
성원경 <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소프트웨어연구센터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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